지난 시즌 '제자'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스승'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의 벽을 넘지 못했다.
상대전적에서 2승3패로 밀렸다. 예상된 결과였다. 전력에서 열세였다. OK저축은행은 창단 팀에 불과했다. 갓 대학교를 마친 선수들과 3학년(송명근 송희채 이민규) 선수들이 주축이었다. 외국인 선수도 급하게 구했다. 실력이 떨어졌다.
무엇보다 '초보 사령탑' 김 감독은 '배구의 신' 신 감독과의 지략대결을 펼치기에는 수가 부족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OK저축은행 선수들은 무섭게 성장했다. 국가대표 세터 이민규와 공격수 송명근은 인천 아시안게임을 통해 기량이 눈에 띄게 발전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외국인 공격수를 영입했다. 세계 톱 클래스 센터 출신 시몬(쿠바)을 데려왔다.
1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 이번 시즌 첫 사제대결을 앞두고 김 감독은 몸을 낮췄다. "시몬은 생각보다 그렇게 강하지 않다. 단지 라이트와 센터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포지션의 특성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신 감독은 역발상 전략을 내놓았다. OK저축은행의 화려한 플레이를 예상했다. 이를 역으로 이용하겠다고 했다. 신 감독은 "상대의 화려한 플레이에 기죽지 말라고 했다. 같은 1점이다. 화려하다고 점수를 2배로 얻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화려한 플레이의 함정을 파라고 강조했다. 상대가 화려한 플레이에 맛들려 그것만 쫓게 함정을 파놓고 우리는 그 점을 역이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뚜껑이 열렸다. 결과는 '청출어람'이었다. 제자가 웃었다. OK저축은행이 홈 개막전에서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대1(25-23, 25-18, 26-28, 25-19)로 꺾었다. 첫 모습을 드러낸 시몬은 김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만점 데뷔전을 치렀다. 시즌 첫 경기에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43점(후위 13득점)을 폭발시켰다. 서브에이스 6개와 블로킹 3개를 곁들였다. 시몬은 세계 톱 센터답게 중앙을 장악했다. 블로킹은 3개에 그쳤지만, 삼성화재가 느끼는 높이는 큰 부담이었다. 삼성화재의 주포 레오의 스파이크도 2개나 잡아냈다. 라이트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특히 김 감독이 원했던 2단 연결 볼과 어려운 볼에 대한 해결 능력에서 레오를 앞섰다. 게다가 1세트 57.1%의 공격성공률을 2세트에선 62.5%로 끌어올렸다. 3세트에서도 60.9%를 기록했다. 세터 이민규와 호흡을 맞춘 시간이 짧다는 것을 감안하면, 데뷔전은 '대박'이었다.
김 감독은 프로 사령탑 데뷔 2년 만에 자신의 색깔을 제대로 드러냈다. 예고한대로 빠르고 안정감있는 배구를 선보였다. 김 감독의 OK저축은행은 올시즌 다크호스를 넘어 우승후보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한편, 같은 날 성남종합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부 경기에선 한국도로공사가 힘겨운 첫 승을 신고했다. 도로공사는 KGC인삼공사와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대2로 이겼다. 인삼공사는 2연패에 빠졌다.
안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21일)
남자부
OK저축은행(1승) 3-1 삼성화재(1승1패)
여자부
도로공사(1승) 3-2 KGC인삼공사(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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