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하게 마음을 비워야죠."
승승장구하던 남자 프로농구 리그 단독 선두팀 울산 모비스가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만났다. 공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장염 증세로 앓아 누웠다. 하지만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여전히 흔들리지 않는다. "이럴 때는 차라리 마음을 비우겠다"고 밝혔다.
라틀리프는 10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부산 kt와의 경기를 앞두고 탈이 났다. 전날까지 동료들과 함께 멀쩡하게 훈련하고 함께 저녁 식사까지 마쳤는데, 아침에 돌연 배탈이 난 것이다. 모비스 선수들이 오전운동을 하러 나온 아침 10시쯤에야 이 사실을 트레이너에게 알렸다. 밤새 아팠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모비스는 아침부터 갑작스레 상태가 안좋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라틀리프의 '장 트러블'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주쯤 전에도 여자친구와 함께 집에서 고기를 구워먹은 것이 잘못 돼 장염으로 고생했다. 그래도 당시는 경기 당일에 생긴 장염이 아니라 휴식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은 하필 경기 당일 아침에 탈이 나 버렸다.
유 감독은 "당장 아침 운동시간에 아프다고 하니까 대비책을 준비할 여유가 없었다. 또 막상 이런 상황에 뭔가 새로운 걸 하려고 하면 오히려 선수들이 헷갈려 한다. 어차피 시즌을 치르다보면 이런 일은 생기게 마련이다. 그냥 마음 편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라틀리프에 대해서는 "단순 장염 증세가 아닌 듯도 하다. 내일 바로 비행기편으로 서울에 보내 검진과 치료를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틀리프가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기회를 얻게된 인물도 있다. 세컨드 외국인 선수인 아이라 클라크다. 유 감독은 "이런 상황이 클라크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본인도 분명 의욕을 보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은데다 나이가 있다보니 체력도 우려된다. 파울 트러블도 조심해야 한다"면서 "일단은 마음을 비우고 지켜보겠다. 4쿼터까지 클라크가 파울 트러블에 걸리지 않는다면 팽팽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여유가 오래 이어질 순 없다. 어쨌든 라틀리프가 빠지면 모비스는 전력에 큰 손실을 입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모비스가 1위를 순조롭게 지켜나가려면 라틀리프의 컨디션 회복이 절실하다.
울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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