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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LG-삼성 라이벌 구도, 내년 시즌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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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상대를 의식했던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전자를 중심으로 한 재계 라이벌 구도가 스포츠까지 이어졌다. 요즘도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와 서울 삼성 썬더스가 맞붙으면, 양팀 모두 신경을 바짝 곤두세운다. LG와 삼성, 두 그룹의 간판 스포츠인 프로야구는 더 했다. 오랜시간 양팀은 선수 트레이드도 하지 않았다. 그만큼 상대와 엮이는 걸 부담스러워 했다.

최근 성적에선 라이온즈가 트윈스를 압도했다. 삼성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하는 동안 LG는 한 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막혀 준우승에 머문 LG는 이후 10년간 하위권을 맴돌았다. 삼성이 승승장구하던 시기에 LG도 11년 만에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두 팀간의 간격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컸다. 지난 2001년부터 2015년까지 15년간 LG는 한 번도 삼성보다 순위표 위에 자리하지 못했다. 성적으로는 '라이벌'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삼성이 주도했던 구도가 올해 무너졌다. 올시즌 삼성은 KBO리그 10개팀 중 9위로 추락했다. 프로 2년차 kt 위즈에 겨우 앞섰다. 1982년 팀 출범 후 최악의 성적. '삼성 제일주의'에 익숙했던 라이온즈로선 너무나 낯선 경험이고, 충격이었다. 반면,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LG는 5위 KIA 타이거즈, 3위 넥센 히어로즈를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확실한 반전이다.

시즌 종료 후 양팀은 나란히 구단 체제를 정비했다. 팀 분위기를 쇄신 차원에서 삼성은 단장, 감독은 한꺼번에 교체했다. 정규시즌 5연패를 이끌었던 류중일 감독과 재계약 포기는 또 다른 사건이었다. LG도 이달 초 선수 출신인 송구홍 운영총괄에게 단장을 맡겨 변화 의지를 나타냈다. 물론, 구단 사상 첫 선수 출신 단장이다.

그런데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인 스토브 리그에서, 또 두 팀의 발걸음이 크게 엇갈린다. '핵심투수' 차우찬의 선택이 LG, 삼성를 둘러싼 분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삼성이 계약조건까지 공개하며 애타게 매달렸던 차우찬의 최종 선택지는 라이온즈가 아닌 트윈스였다. 삼성이 앞서 LG에서 FA(자유계약선수)가 된 언더핸드스로 투수 우규민을 영입해 선수를 '주고받은 모양새'가 됐지만,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크게 기운다. 삼성으로선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결국 벌어지고 말았다.

마운드 보강에 성공한 LG는 내년 시즌에 우승까지 노려볼만한 팀이 됐다는 평가다.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와 헨리 소사, 류제국에 차우찬이 가세해 두산 베어스에 버금가는 막강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리빌딩에 성공해 젊은 파워를 충전한 LG가 새 엔진, 새 동력까지 얻게 된 것이다.

벌써부터 내년 시즌이 궁금해 진다.

삼성은 외부 FA 우규민, 이원석을 영입하면서, 투타의 핵심 자원 최형우 차우찬을 잃었다. 2선발과 4번 타자가 빠져나갔다. 아무리 뜯어봐도 전력 보강 요인을 찾기 어렵다. 새 출발을 앞두고 있는 김한수 신임 감독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시험대에 오른 기분일 것이다. 내년 시즌 LG, 삼성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