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임찬규가 4년 7개월만에 퀄리티스타트를 올리며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임찬규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7⅓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고 4-0으로 앞선 8회초 1사 1루서 교체됐다. 이번 시즌 들어 가장 긴 이닝을 던진 임찬규는 2012년 10월 2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8이닝 2실점 패) 이후 1668일만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통산 3번째 퀄리티스타트.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임찬규는 최근 2경기인 지난 15일 kt 위즈전, 21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각각 5이닝을 투구하며 승패없이 물러났다. 이대로 경기가 끝날 경우 임찬규는 시즌 첫 승에 입맞춤한다. 임찬규 개인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선발이 6이닝 이상을 던지기 위해서는 투구수 100개를 무리없이 던질 수 있는 스태미나가 필요하다. 그러나 임찬규는 80개 이상을 던지고 나면 힘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날 경기전 양상문 감독은 "오늘은 100개까지 보고 있지만, 투구수와 상관없이 구위가 떨어지거나 제구가 안될 경우에는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임찬규는 101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시종 안정된 제구력을 유지하면서 공끝의 현란한 움직임을 앞세워 SK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압도해 나갔다. 볼넷 1개, 탈삼진 7개를 기록했다. SK는 임찬규를 상대로 한 번도 2루를 밟지 못했다. 특히 임찬규는 최근 화력이 절정에 이른 SK 클린업트리오에게 단 한 차례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1회초 1사후 나주환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임찬규는 최 정과 김동엽을 연속 땅볼로 물리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2회에는 1사후 정의윤과 박정권을 각각 직구와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에는 1사후 박승욱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조용호와 나주환을 각각 범타로 처리해 무실점으로 넘겼다.
4회에는 13개의 공으로 최 정 김동엽 한동민 등 3~5번을 모두 범타로 제압했다. 5회에는 스트라이크존 모서리를 공략하며 정의윤과 박정권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이재원을 우익수 플라이로 막았다.
투구수 72개를 안고 6회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는 삼진 2개를 포함해 또다시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7회 들어서는 최 정을 중견수 플라이, 김동엽을 헛스윙 삼진, 정진기를 유격수 땅볼로 각각 처리했다.
8회에도 등판한 임찬규는 선두 정의윤을 유격수 땅볼로 잡은 뒤 박정권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김지용으로 교체됐다. 김지용이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리자 LG는 투수를 신정락으로 바꿨으며, 신정락이 실점을 틀어막고 그대로 이닝을 마쳤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