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자국 선수단의 금지약물 복용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리고리 로드첸코프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 전 대표는 30일(한국시각) 독일 공영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소치 대회 당시 유리 나고르니크 체육부 차관에게 선수단 도핑 관련 프로그램을 보고했다. 이는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 총리를 거쳐 푸틴 대통령에게도 전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치 대회 이전에도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하계올림픽에서도 비슷한 일이 행해졌다"고 덧붙였다.
로드첸코프는 지난 2016년 5월 러시아의 소치 대회 당시 도핑을 폭로한 인물이다. 당시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수 년간 러시아 체육부가 조직적으로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금지 약물을 제공했다"며 "러시아연방보안국(FSB) 직원들이 (금지약물복용) 선수의 소변 샘플을 약물 복용 전 샘플과 바꿔치기 하는 방식으로 도핑검사를 피했다"고 주장했다.
로드첸코프는 FSB가 도핑 과정에 개입한 부분을 두고 "당연히 최고위 인사인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러시아연방보안국(FSB)을 그런 특수한 일에 관여시킬 수 있는 이는 대통령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조직적인 금지약물복용 건에 대한) 계획을 파악하고 있었던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로드첸코프는 RUSADA 임원들이 잇달아 돌연사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 2016년 미국으로 건너가 연방수사국(FBI)에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러시아 측은 로드첸코프를 국제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려 놓았다.
러시아는 소치 대회에서의 도핑 문제로 인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선수단 파견을 금지당했다. 러시아 출신 선수들의 개인 자격 출전은 허용하기로 했으나 국기 게양 및 국가 연주 등은 금지된다. 세계반도핑기구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나고르니크 차관, 무트코 총리에 대해 영구제명 결정을 내렸으나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의혹에 대해선 언급을 피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도핑스캔들이 확산되자 "미국이 내년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꾸며낸 일"이라며 "FBI가 러시아 선수단의 도핑샘플을 조작했을 가능성도 있다" 주장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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