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와 돌이켜보면 팀의 운명을 바꾼 '최적의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불과 정규시즌 2경기를 남겨둔 넥센 히어로즈가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고, 3위 탈환까지도 마지막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된 원동력 중에 하나. 바로 빠르고 적절한 외국인 선수 교체에 있었다.
넥센은 올해 두 차례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첫 번째는 투수.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에스밀 로저스가 지난 6월3일 잠실 LG전 때 김현수의 타구를 잡으려다가 오른손 약지 분쇄 골절 중상을 입었다. 공을 던지는 손을 크게 다친 것이라 그대로 시즌 아웃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넥센은 로저스를 대신할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
그 타이밍도 빨랐지만, 선택의 방향도 좋았다. 넥센은 6월 21일 지난해까지 5년간 NC다이노스의 에이스로 활약하다 올해 재계약에 실패한 에릭 해커를 데려왔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비록 해커가 개인 SNS등을 통해 한국 복귀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하긴 했지만, 시즌 후 실전 공백기간이 너무 컸다. NC와의 재계약에 실패한 뒤 미국과 일본에서도 콜을 받지 못해 무적 상태로 7개월 이상을 보냈기 때문이다. 훈련량이나 실전 투구 감각이 떨어진 상황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넥센은 해커의 연습 투구를 직접 본 뒤 곧바로 계약을 결정했다. 우려했던 문제점이 다소 드러나긴 했어도 본격적인 팀 훈련을 거치면 금세 바로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미 KBO리그에서 검증을 마친 해커를 30만달러의 염가에 영입한 이유다. 그 기대대로 해커는 13경기에 나와 5승(3패)을 수확해줬다. 출전 경기수 대비 적은 승수가 아니다. 무엇보다 경기를 치를 수록 예전의 관록이 나오면서 포스트시즌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외국인 타자 샌즈의 영입은 더 극적이었다. 지난해 역시 대체선수로 왔다가 좋은 활약을 펼친 덕분에 재계약에 성공한 마이클 초이스는 시즌 초부터 중심타자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정확도와 파워가 지난해 후반에 보였던 모습과 영 딴판이었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끝까지 믿음을 갖고 기다렸지만, 초이스의 부진은 점점 더 심해졌다.
결국 넥센은 지난 8월7일 초이스를 웨이버 공시했다. 불과 시즌 35경기를 남겨둔 시점이었다.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더 늦기 전에 교체한 게 다행'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 과정을 거쳐 영입한 게 샌즈였다. 경력이 화려하지도 않았고, 잔여경기도 얼마 안돼 몸값은 불과 9만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샌즈는 시즌 막판 무서운 홈런 제조기로 변신해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최근 9경기에서 3번의 멀티홈런을 포함해 9개의 홈런을 치는 괴력을 보여줬다. 불과 23경기만 치르고도 홈런이 11개다. 포스트시즌에 대한 엄청난 기대를 하게 만드는 거포로 탈바꿈했다. 초이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더라면, 또는 샌즈가 아닌 다른 타자를 잡았다면. 넥센은 지금보다 더 낮은 위치에서 고전했을 수도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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