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끝난 뒤 KT 위즈가 새 감독을 발표했다. 두산 베어스의 이강철 수석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아직 취임은 아니다. 그가 두산의 수석코치로서 한국시리즈까지 치러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KT는 내정됐다라고 발표했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매우 이례적이다. 이제껏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에 있는 코칭스태프가 이적할 경우엔 그 팀의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에 발표해왔다. 그것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에 대한 예의라고 여겨졌다. 일찍 발표해서 오히려 팀의 결속에 해를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엔 달랐다. 최근 이강철 수석코치가 김태형 감독에게 자신이 KT 감독으로 내정된 사실을 알리면서 두산 구단이 알게됐고, 이후 두 구단이 발표 시점에 대해 조율해 외부로 퍼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빨리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 전에 발표할 수 있게 한 것은 지난해 한용덕 수석코치가 한화 이글스 감독이 된 것을 경험한 학습효과 때문이었다. 당시엔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산에선 한 수석코치의 한화 감독 내정 때문에 팀 결속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한 코치가 한화 감독이 된다는 것은 야구판에선 다 알려진 사실이었다. 한화는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치러야하는 두산에 대한 예의로 발표를 포스트시즌 이후로 미뤘고, 언론 역시 기다렸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을 쉬쉬하다보니 오히려 두산 내부는 어수선했다고 한다. 한 수석코치와 함께 한화로 옮기기로 한 코치의 명단도 나돌았다. 어정쩡한 동거가 된 것. 선수들 사이에선 차라리 빨리 발표를 하고 속시원하게 야구를 하는 게 낫지 않냐는 얘기가 있었다. 아무도 몰랐다면 모를까 다 알려진 사실은 차라리 공개를 하는 것이 낫다는 것을 알게된 것.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이 수석코치는 두산에 해가 되지 않기 위해 KT 감독으로 내정된 사실을 김 감독에게 알렸고, 빠르게 발표가 이뤄졌다.
이 수석코치는 두산을 바로 떠나는 것이 아니고 한국시리즈까지 두산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과 함께 한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가겠다고 했다. 오히려 이 수석코치로선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길지도 모를일이다. 하지만 미리 밝힘으로써 선수단이 편한 마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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