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민의 홈런포.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할까.
SK 와이번스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2연승 후 2연패로 웃다 울러야 했다. 이제 2일 열리는 넥센과의 외나무 다리 매치로 한국시리즈행 여부가 가려진다.
SK는 31일 열렸던 4차전에서 2대4로 패했지만,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게 있었다. 9회 터진 한동민의 추격의 투런포로 영봉패를 면한 것이다.
어차피 1패는 똑같다고 할 수 있으나, 다른 선수도 아닌 한동민이 홈런을 때려냈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 한동민은 이 마지막 타석 전까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15타수 1안타 6삼진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었다. 첫 가을 무대에서 너무 긴장을 했나 붕 뜬 모습으로 도저히 공을 때려낼 수 없을 것만 같은 스윙을 했다.
이는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매 경기 접전이 벌어지는 바람에 더 악화됐다. 정규시즌 41홈런 타자로서 내가 꼭 해결해야 한다, 이어졌던 부진을 털어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이 한동민을 더욱 압박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한동민이 4차전 마지막 값진 홈런을 때려냈다. 0-4로 밀리고 있어 패색이 짙었기에 힘을 빼고 여유있게 스윙을 돌리자, 고척 스카이돔 백스크린을 넘기는 큰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 홈런으로 넥센은 4차전에서 마무리 김상수까지 투입을 해야했다. 소기의 성과를 거둔 SK였다.
트레이 힐만 감독의 스타일상, 타순을 하위 타순으로 내릴 순 있어도 한동민을 뺄 일은 없다. 결국, 한동민이 지금까지의 부진을 털고 5차전에서 큰 타구를 한방만 날려줘도 SK는 경기를 쉽게 풀 수 있다. 결국 한동민이 4차전 마지막 타석에서의 그 감을 이어가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싸움이다. 자기도 모르게 흥분이 돼 들어가는 힘과, 무조건 쳐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에서 탈피해야 좋은 홈런 스윙이 나올 수 있다.
과연 한동민은 그 느낌을 완전히 터득한 것일까, 아니면 우연히 얻어걸려 나온 홈런이었기에 중요한 5차전 다시 긴장을 하게 될까. 첫 타석 스윙을 보면 판가름을 해볼 수 있을 듯 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