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주전 우익수 박건우의 수비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6차전에서도 그 실력은 변치 않았다. 특히 9회말 2사 후 최 정의 동점 솔로포가 나온 직후 제이미 로맥이 날린 장타성 타구를 우측 펜스에 충돌하면서까지 잡아낸 장면은 갈채를 받을 만했다. 이 하나의 '빅 캐치'로 박건우의 수비 공헌도는 100점을 받을 만 하다.
하지만 박건우는 동시에 두산의 중심타자다. 이날도 5번 타자로 고정배치됐다. 그런데 빼어난 수비 실력과는 달리 이날 타석에서는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했다. 공격 기여도 '0점'의 날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두 가지 장면이 뼈아팠다.
우선은 0-1로 뒤지던 2회말 공격. 선두타자 양의지가 볼넷을 골라나간 뒤 타석에 나온 박건우에게 희생번트 사인이 나왔다. 번트의 기본은 공을 굴리는 것. 그러나 박건우는 SK 선발 메릴 켈리의 초구를 건드려 위로 띄웠다. 앞으로 달려나온 SK 1루수 로맥이 아주 쉽게 잡을 수 있었다. 번트 실패로 추격 기세를 끊은 것이다.
이보다 더 치명적인 공격 실패는 6회말이었다. 5회까지 켈리에게 노히트노런으로 고전하던 두산 타선은 1사 후 사구와 볼넷으로 만든 1, 2루 찬스에서 최주환의 적시 2루타에 이어 양의지의 2타점 적시타를 앞세워 3-3 동점을 만들었다. 1사 1루에서 두산의 공격은 이어졌다. 흐름상 역전까지도 노려볼 만 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타석에 나온 박건우는 바뀐 투수 김태훈을 상대로 볼카운트 2B1S의 유리한 상황에서 3루수 앞 병살타를 치고 말았다. 두산의 역전 분위기가 끊겼다. 이후에도 박건우는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삼진을 당하며 4회에 이어 이날 두 번째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연장 11회에는 세 번째 삼진.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박건우의 타격 성적은 24타수 1안타, 타율 4푼2리였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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