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레프트 곽승석(30·대한항공)이 인생경기를 펼쳤다.
곽승석은 2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화재와의 2018~2019시즌 도드람 V리그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생애 두 번째 트리플 크라운(블로킹 3개, 서브 3개, 후위공격 3개)을 달성하며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곽승석은 이날 2세트까지 트리플 크라운 조건을 55% 정도 채웠다. 서브 3개, 블로킹 2개를 기록했다. 그리고 3세트에서 후위공격에 집중했다. 그는 "서브는 미리 3개를 채웠고 블로킹은 2개인지, 3개인지 긴가민가 했다. 마지막 3개째를 하고. (한)선수 형에게 백어택을 달라고 말했다. 선수 형이 잘 만들어 준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2010년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프로선수가 된 곽승석은 5년 만인 2015년 생애 첫 트리플 크라운을 맛f다. 그리고 3년 뒤 두 번째 대기록을 작성했다. 그는 "트리플 크라운은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 블로킹이 잘 되면 서브가 안 될 때가 많다. 그래도 중요한 경기에서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멀티 플레이어' 곽승석은 올 시즌 국제대회 참가로 지칠 대로 지쳐있는 동료들에게 자양강장제 역할을 하고 있다. 수비형 레프트로서 안정된 리시브와 디그를 '국보급 세터' 한선수에게 배달한다. 곽승석은 이날도 80%의 높은 서브 리시브율을 기록했다. 여기에 클러치 상황에서는 주포 가스파리니와 정지석이 막힐 경우 날카로운 공격으로 상대 수비를 뚫는다. 게다가 강약과 길이조절이 가능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라인까지 흔들어준다. '레프트 부자' 대한항공에서 곽승석이 주전 레프트로 뛰고 있는 이유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스포츠계 명언이 있다. 곽승석의 가장 큰 장점은 경기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우승을 해서 심적으로 편한 것 같다. 첫 우승을 해보니 경기할 때 여유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를 긴장하는 것보다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뒤에서 버텨주면 우리가 스스로 무너지지 않고 이길 확률 높다. 강서브를 갖춘 선수들 많아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셧아웃 시킨 대한항공은 9승2패(승점 27)를 기록, 2위 현대캐피탈(승점 21)과의 격차를 6점으로 벌리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곽승석을 비롯해 대한항공의 모든 선수들은 아직 긴장하고 있다. 곽승석은 "연승을 하면 좋은데 이제 2라운드, 시즌 초반이다.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승점을 최대한 많이 쌓는 게 중요하다. 36경기이기 때문에 연승을 할 때도, 연패를 할 수도 있다.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패를 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자부 경기에선 GS칼텍스가 KGC인삼공사에 세트스코어 3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GS칼텍스는 7승2패(승점 20)를 기록, IBK기업은행(승점 18)을 밀어내고 선두로 복귀했다. 인삼공사는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대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8~2019시즌 도드람 V리그 전적(25일)
▶남자부
대한항공(9승2패) 3-0 삼성화재(7승5패)
▶여자부
GS칼텍스(7승2패) 3-1 KGC인삼공사(4승5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