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05년 4월 30일(현지시간)은 첼시FC 역사에 있어 매우 뜻깊다.
첼시는 런던의 그렇고 그런 클럽이란 평판과 함께 기나긴 무관의 세월을 보냈다. 1955년이 잉글랜드 1부를 제패한 마지막 시즌이었다. 1963년생 젊은 감독 조제 무리뉴(현 토트넘 홋스퍼)가 당도하기 전까지 그랬다. 2004년 5월 FC포르투를 유럽 정상에 올려놓은 뒤 스템포드 브릿지에 입성한 무리뉴 감독은 부임 첫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스페셜 원"이라고 부르며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잉글랜드 축구에서 접하지 못한 캐릭터였다. 단순한 허풍쟁이가 아니었다. 전술, 선수단 장악능력, 심리전 등에 모두 능했다. 부임 당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은 무패우승으로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아스널이었다. 그 팀의 감독도 교수님으로 불리며 프리미어리그 수준을 한차원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은 아르센 벵거였다. 무리뉴 감독은 그런 아스널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부임 첫 시즌만에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했다. 38경기에서 단 15골만을 내주고, 단 1번 패하는 '퍼펙트 축구'로 잉글랜드를 넘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무리뉴식 4-3-3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리뉴 감독은 1년 뒤 또 하나의 프리미어리그 타이틀을 팀에 안기고 2007년 9월 떠났다. 무리뉴 감독 부임 이전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단 1번에 그쳤던 첼시는 이후 5개의 타이틀을 획득하며 당당히 빅클럽 반열에 올랐다. 첼시 구단주로서 로만 아브라히모비치의 최고 업적은 무리뉴 감독을 선임한 게 아닐까.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