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NC다이노스 미국 스프링 캠프. 어느 날 박석민이 이동욱 감독을 찾아왔다.
"제 방식 대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배려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이 말을 듣자마자 흔쾌히 허락했다.
"하루 이틀 야구한게 아닌 베테랑 선수 잖아요.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개막 전 실전 감각에 대한 불안감은 없었을까.
이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훈련 프로그램을 다 짜서 왔더라고요. 베테랑의 루틴을 지켜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죠. 억지로 시킨다고 무슨 효과가 있겠습니까?"
이후 박석민은 연습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채 시즌에 맞춰 묵묵히 자신의 컨디션을 만들었다. 감독과의 약속을 철저히 지켰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자신이 말했던 걸 지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연습경기 때 타이밍이 맞지 않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령탑의 굳건한 믿음, 베테랑 3루수는 맹활약으로 보답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개막이 연기되면서 상황도 박석민에게 유리하게 흘렀다.
이 감독은 "박석민 선수는 5월 따뜻해지면서 페이스가 올라가는 편인데 5월 개막을 하게 됐다"며 "원하던 모습이 나오고 있다"고 흡족해 했다.
실제 박석민은 개막 2경기에서 고비 마다 맹활약 했다. 개막전 쐐기 홈런에 이어 이틀날에는 2회 무사 1루에 결승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개막 2연승을 이끌었다. 개막전 무수한 3루 땅볼 타구도 안정감 있게 소화했다.
겨우내 잘 준비된 몸 상태 덕이었다. 이 감독은 "스스로 스피드와 순발력을 끌어올리는 훈련을 많이 했다"며 "3루수로 100경기 이상 나가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이유 있었던 이동욱 감독의 '박석민 렛잇비'. 돌아온 베테랑이 불꽃타로 믿음에 보답하기 시작했다.
박석민의 존재감과 함께 다이노스 중심타선의 위력도 배가되고 있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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