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팬의 소중함 새삼 느꼈습니다."
2020년 K리그가 코로나19 사태 속에 '무관중'으로 개막했다.
사실 무관중 경기는 처음 대하는 이색 장면은 아니다. 지난 달 2019∼2020시즌 프로농구가 조기 종료하기 전 한동안 무관중 경기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선수와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들이 전에 없던 무관중 경기를 겪으며 이구동성으로 올린 말이 '팬들의 소중함'이었다.
'팬이 있기에 존재하는' 프로스포츠에서 K리그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개막 라운드 각 경기장마다 텅텅 빈 관중석 숫자 만큼이나 팬들을 향한 그리움도 깊었다.
TV와 온라인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각 개막전에서 대표적인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무관중 서포터석을 향한 선수단의 도열이었다. 보는 이의 가슴이 '뭉클', 왠지 모를 안타까움을 깊게 안겨줬다.
전북과 울산 등 각 선수단은 경기가 끝난 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골대 뒤 서포터석을 향해 달려갔다.
눈 앞의 현실은 코로나19 때문에 텅텅 비었지만 마음 속으론 꽉 들어찬 관중석을 그렸다. 그래서인지 선수들은 정상 시즌 때와 마찬가지로 가상의 팬들을 향해 예의를 갖췄다.
격려의 박수도, 응원함성도 없었지만 선수들은 마치 실제 팬을 대하는 듯 종료 세리머니를 했다.
울산에서 K리그 복귀전을 치른 이청용도 종료 직후 방송 인터뷰를 하느라 선수단과 함께 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혼자서 서포터석을 향해 달려갔다.
경기를 중계하던 한종희 스카이스포츠 캐스터는 "뭔가 뭉클한 느낌이 드네요. 선수들이 팬들을 얼마나 그리워하고 있는지 알 것 같습니다. 팬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는 선수들입니다"라며 "집에서 중계를 보시는 팬들도 이런 선수들을 뜨겁게 응원해줄 겁니다"라고 숙연해 했다.
그런가 하면 이날 상주전에서 추가골을 터뜨린 울산 이상헌은 서포터석을 향해 손으로 하트를 모양을 만들어 들어보이며 골 세리머니를 했다.
그냥 스쳐지나가는,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 있는 행동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안타까운 현실을 확연하게 알 수 있게 해 준 장면이었다.
전에 겪어보지 못한 '랜선' 개막전을 맞이한 축구팬들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다. 다수의 네티즌 반응은 '경기장 저 곳에 우리가 있어야 하는데'였다.
무관중 복귀전을 치른 이청용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팬들과 함께 축구를 즐길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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