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골키퍼는 슛을 막는 게 주 임무다."
눈부신 선방쇼를 펼친 손정현(경남)이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자신이 선보인 선방보다는 팀이 승리하지 못한 것이 더 마음에 걸리는 모습이었다.
설기현 감독이 이끄는 경남은 17일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2라운드 대결에서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남은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노렸지만, 2연속 무승부에 머물렀다.
시종일관 팽팽한 경기가 펼쳐졌다. 전반은 치열한 중원 싸움이 전개됐고, 후반에는 '소나기 슈팅'으로 날카로운 공격이 진행됐다. 경남과 이랜드는 골을 주고받으며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원정에서 챙긴 승점 1점. 경기 뒤 설 감독은 손정현의 플레이를 칭찬했다. 손정현은 경기 막판 이랜드의 슈팅을 연달아 막아내며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설 감독은 "손정현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골키퍼는 선방이 중요한데, 능력을 잘 알고 있다. 빌드업도 뛰어나다. 이랜드를 상대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K리그 어떤 골키퍼와 경쟁해도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정작 손정현은 덤덤했다. 그는 "이랜드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는 경기를 아쉽게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우리가 K리그2(2부 리그)에서 강팀으로 분류되는 것 같다. 상대가 극단적으로 수비를 한다. 이 경우 우리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하지만 모든 것은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골키퍼는 슛을 막는 게 주 임무다. 모든 상황을 생각하고 있다. 대단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 시즌 경남은 '변화'를 외쳤다. 설기현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을 누빈 설 감독은 이른바 '기현볼'로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손정현은 "지금까지 많은 지도자를 만났다. 올해 축구를 새로 배우는 느낌이다. 빌드업이라는 개념을 어렵게만 생각했다. 감독님께서 전개의 시작은 골키퍼라고 말씀해 주셨다. 골키퍼가 빌드업의 중심에 돼야 한다고 하셔서 책임감을 더욱 느낀다. 감독님 밑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은 24일 열리는 안양과의 경기에서 시즌 첫 승리를 노린다. 손정현은 "우리도 상대와 같이 수비 축구를 하면 재미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기에 역습 상황도 맞는거다. 선수들에게 조금 더 자신 있게 하자고, 1대1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하자고 말한다. 경남은 체질을 개선하고 있는 시기다. 일부에서는 경남의 축구가 재미없다는 말을 한다. 우리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다음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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