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이제 18세 9개월 밖에 안됐다. 올해 신인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LG 트윈스 이민호가 선발 데뷔 경기에서 호투하며 차세대 에이스 입지를 확인했다.
이민호는 21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⅓이닝 동안 1안타와 4볼넷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는 역투를 펼치며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긴장하지 말고 편안하게 던졌으면 한다. 나도 그냥 편하게 볼 것이다. 예전 윤석민(KIA 타이거즈)도 18패를 한 적이 있는데, 투수는 맞으면서 크는 거다. 결국 한국 최고의 투수가 될 친구다"면서 "씩씩하다. 투수가 갖춰야 할 몇 가지 조건이 있는데, 퀵모션, 수비가 좋다. 견제가 빠르다. 그게 안되면 견뎌내기 어렵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민호는 이미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6일과 7일 두산 베어스전에 각각 구원등판해 합계 4이닝 3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선발수업 명분으로 1군서 제외된 뒤 지난 16일 두산 2군과의 경기에서 3이닝 4안타 5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류 감독은 "5선발은 아마도 민호가 괜찮으면 정찬헌과 번갈아 맡지 않을까 한다"고 했었다. 특히 이날은 지난해 신인 1차지명을 받은 삼성 원태인과의 선발 맞대결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원태인도 7이닝 6안타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이민호는 86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구속은 최고 151㎞, 꾸준히 140㎞대 후반을 찍었다. 탈삼진은 2개.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가 많았지만, 완급조절을 통해 출루 허용을 최소화했다. 코너워크를 의식해 볼넷이 많았지만, 안정적인 경기운영능력을 보여줬다.
1회말 선두 김상수와 김동엽을 잇달아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이민호는 구자욱에게 1루를 맞고 튀는 내야안타를 허용했으나, 이원석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2회에는 선두 이학주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견제사로 잡은 뒤 김헌곤과 타일러 살라디노를 각각 내야 땅볼로 제압했다. 퀵모션에서의 빠른 견제 동작이 돋보였다.
3회에는 선두 강민호를 바깥쪽 121㎞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박해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김상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은, 김동엽을 134㎞ 슬라이더로 유격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4회를 1볼넷 무실점으로 넘긴 이민호는 5회 1사후 강민호를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박해민을 141㎞ 직구로 헛스윙 삼진, 김상수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위기를 벗어났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민호는 선두 김동엽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류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이민호를 향해 10초간 엄지를 치켜세우며 활짝 웃어보였다.
경기 후 이민호는 "어제부터 선배님들이 선발 준비에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유)강남이 형도 잘 이끌어주셨고, 잘 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셨다. 좋은 말들을 많이 들어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며 "마운드를 내려갈 때 감독님이 맞아 주시는걸 보고 놀랐다.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이어 이민호는 "(KT 위즈)소형준은 원래 잘 던지는 친구니까 나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의식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심하게 의식하진 않는다"면서 "오늘은 스피드 편차가 크지 않아서 좋았다. 볼넷을 반 이상으로 줄이는 게 목표"라며 각오를 밝혔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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