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마음의 병 치유가 시급하다."
최용수 감독 사퇴를 겪은 FC서울이 4일 김호영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했다.
김 감독대행은 지난 1일 성남과의 K리그1 14라운드부터 지휘봉을 잡아 2대1로 승리했다.
당시 성남전에서 FC서울은 젊은 선수 기용 등 이전과 크게 달라진 라인업을 내놓았고 무기력증에서 다소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성남전 승리 한 경기만 놓고 달라진 FC서울을 기대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시선이 많다.
최 감독의 전격 사퇴에 따른 '각성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선장을 잃었고, 라인업 변화로 인해 선수들 스스로 단단히 정신 무장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김호영 체제'로 출발하는 FC서울의 시급한 과제는 외면보다 내면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FC서울의 선수단 면면을 보면 기량이나 전술 수행능력 면에서 크게 달리지는 않는다. 그런 선수들이 성남전 이전까지 무기력하게 저조한 경기력을 보인 데는 내적인 원인이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른바 '마음의 병'이다.
선수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은 에이전트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동안 연패를 달리고 있을 때 FC서울 선수들은 심적으로 고충이 많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부러 안뛰는 것도 아닌데 의기소침, 의욕이 없어 보인다는 외부 평가를 많이 들었다. 마음은 굴뚝같은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마음이 침체된 나머지 몸도 무거워지는 경우도 있다. FC서울은 후자에 속한다.
선수들 마음의 병에 가장 큰 원인은 페시치 대체선수 부재였다. 대선배이자 베테랑 기성용이 복귀, 입단했을 때 선수들은 모두 반색했다. 정신적 지주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됐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필요했던 페시치의 빈자리, 외국인 공격수에 대한 보강이 없자 선수들 사이에서 서운함이 팽배해졌다. 당시 오스마르, 윤영선 등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외국인 공격수까지 없는 바람에 선수들은 더 힘들었다.
그만큼 여름 이적시장이 되면 페시치 대체선수가 들어올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제로'였다. 기대가 큰 만큼 선수들은 기운이 더 빠졌고 서운한 마음도 커졌다. "외국인 선수를 더 달라는 것도 아니고 페시치가 나간 자리라도 채워주기를 바랐는데…."
서운함은 의기소침으로 이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수는 "분위기가 정말 안 좋았다. 최 감독께서 (우리에게) 힘을 주시려고 하는데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져서 방법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FA컵 8강 포항전도 그렇게 질 경기가 아니었는데 다들 멘탈을 잡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선수들이 뛰다가도 힘이 딱 풀리는 것 같았다"는 말도 나왔다.
지난달 30일 구단에서 최 감독의 자진사퇴를 발표하기 직전 구단과 선수단의 미팅에서도 침통한 분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일부 선수는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구단은 '당부의 말씀'이라고 하지만 듣는 이 입장에서는 '질책'으로 들리는 화법, 엇갈린 시각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 에이전트 관계자는 "침체에 빠진 선수단을 일깨우기 위해 '당근이냐 채찍이냐'는 관점에 따라 다르지만 FC서울의 경우 선수들이 왜 의기소침해졌는지 원인을 먼저 살피는 '포용'도 필요하다"면서 "사령탑까지 잃은 선수들에게 '반짝효과'를 기대하기보다 마음을 먼저 어루만져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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