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 만든 소중한 기록이다.
롯데 자이언츠 정 훈이 프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정 훈은 1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전에서 팀이 1-0으로 앞서던 5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좌월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10호. 라이트가 1B에서 뿌린 144㎞ 직구가 바깥쪽 높은 코스로 형성되자 미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높게 뜬 공은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솔로포로 연결됐다. 정 훈은 이날 홈런 포함 4안타로 팀의 9대2 승리 및 3연패 탈출에 일조했다.
2006년 현대 육성 선수로 입단해 이듬해 방출돼 한때 초등학교 야구 코치로 활약했던 그는 2010년 롯데에 재입단한 지 10년 만에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게 됐다.
정 훈은 경기 후 "이전에 기록 의식을 하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헛스윙이 많아졌던 부분이 있었다. 밸런스가 전체적으로 무너졌다. 최근 몇 경기 동안 복잡했다. 노림수도 많이 가져가고 안하던 것도 많이 했다. 어제 감독님과 대화를 하면서 머릿속을 비울 수 있었다. 공만 보고 돌리자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는 감독님이 먼저 말을 걸어주셨다. '왜 그렇게 타석에서 생각이 많냐'고 하시더라. 오늘은 라이언 롱 타격 코치가 '직구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왜 변화구만 노리느냐'고 해주더라. 자신감을 갖고 직구를 노린 게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의미 있는 10홈런이지만 정 훈은 초연한 모습이었다. "막상 후련할 줄 알았는데 그런 느낌은 없다. 공은 안 챙겼다"며 "사실 누가 좀 챙겨주길 바랐는데 아무도 안 챙겨주더라. 말하기 그래서 가만히 있었다"고 농을 쳤다. 또 "내 홈런으로 이겼다면 더 좋았을 텐데 오늘 너무 많이 나왔다"고 웃은 뒤 "모든 타자들이 좋은 활약을 펼쳐 팀이 승리한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소중한 1승을 챙긴 롯데지만, 5강행 가능성이 희미해진 지 오래. 정 훈은 "솔직히 많이 아쉽다.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하는데 순위는 처져 있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주장인 (민)병헌이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음에도 선수들에게 '남은 경기서 어떻게든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자'고 하더라. 고마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 훈은 "밑에 선수들이 많이 치고 올라와야 한다. 올 시즌을 통해 루틴 운동법을 알게 됐고 눈치 안보고 야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스스로 느껴야 하는 부분이 많아진 것 같다. 성적은 자신들이 받아들여야 한다. 시즌 준비나 경기에 대처하는 방법이 내년엔 분명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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