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초반이기는 하지만, '하나원큐 K리그2 2021' 순위표가 꽤 낯설다.
가장 강력한 승격후보로 평가받았던 김천 상무가 6위에 있고, 김천의 대항마로 평가받았던 대전 하나시티즌은 8위, 경남FC는 9위로 추락했다. 이들과 함께 또 다른 승격후보로 꼽혔던 부산 아이파크는 아예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여기에 윗물 분위기는 더욱 낯설다. 선두는 다크호스 정도로 분류됐던 서울 이랜드, 2위는'짠물수비' 전남 드래곤즈, 3, 4위는 '놀랍게도' 최약체로 분류됐던 충남아산, 안산 그리너스다. 이랜드는 개막 후 3경기 무패(2승1무)를 달리고 있고, 전남 역시 1승2무로 패배가 없다.
중위권은 혼돈, 그 자체다. 충남아산과 안산이 다득점에 앞서 3, 4위에 자리해 있지만, 7위 부천FC까지 나란히 1승1무1패를 기록 중이다. FC안양, 김천이 그 사이에 있다.
물론 이제 3경기를 치렀다. 아직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초반 구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 시즌은 국내 동계훈련의 여파와 코로나19로 외국인 선수가 늦게 합류하는 탓에 그 어느때보다 변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보다 훨씬 더 변화가 크다. 각 팀의 전력차가 생각보다 크지 않고, 특히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팀들의 전력이 예상 이상이라는 평가다. 안산이 대표적인데, 겨우내 치열한 동계훈련을 소화한 안산은 강력한 압박과 수비축구를 펼치고 있다. 충남아산 역시 지난해보다는 나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하위권팀들의 반란에 상위권팀들의 고전이 계속되고 있다. 아직 단 3경기이기는 하나, 초반 흐름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매 시즌 승격 전쟁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초반 흐름'이었다. 여기서 흐름을 탄 팀들이 끝까지 간 경우가 많았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승격을 이룬 지난 시즌의 수원FC가 대표적이다. 물론 기본 전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이대로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우승후보들의 초반 행보는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초반 헤매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K리그2 판도가 예상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정정용 2년차를 맞이한 이랜드의 돌풍이 상상 이상이라는 평가 속, 안양과 부천의 경기력도 주목할만 하다. 안양은 심동운 김경중 임선영 등을 더하며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부천 역시 젊은 선수들로 스쿼드를 재편하며, 패기 넘치는 경기를 펼치고 있다. 하위권은 물론, 중위권팀들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구축하며 판도를 더욱 어지럽게 하고 있다.
이제 외국인 선수들이 본격 가세하는 만큼, 순위는 또 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안양의 모야, 대전의 파투, 전남의 발로텔리 등은 각 팀들이 기대하는 히든 자원들이다. K리그2는 K리그1 보다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높은 리그다. 낯선 순위표 속 시작한 K리그2,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지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올 시즌 승격전쟁도 '역대급'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