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시범경기에서 터진 2개의 홈런은 모두 이적생들이 터뜨렸다.
30일 대구 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시범경기.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둔 마지막 시범경기 맞대결에서 두산은 삼성을 6대5로 꺾었다. 비와 미세 먼지로 인해 주말부터 3경기 연속 경기가 취소됐었던 두산은 모처럼 치른 경기에서 실전 감각을 더욱 끌어올리고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이날 반가운 홈런도 터졌다. 바로 양석환이 친 홈런이다. 양석환은 5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두산 타자들 가운데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였다. 홈런은 6회초에 터졌다. 두산이 4-2로 앞선 상황에서 삼성의 이승현을 상대한 양석환은 초구 헛스윙 이후 2구째를 잡아 당겼고, 타구는 대구 구장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05M 솔로 홈런이 됐다.
트레이드로 이적한 양석환이 유니폼을 바꿔 입은 후 처음 때린 홈런이다. 두산은 지난 3월 25일 LG 트윈스와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양석환과 남 호를 영입했다. 양석환에게 기대하는 것은 중심 타자로서의 활약과 주전 1루수다. 특히 중심 타자로서 장타를 한 방씩 터뜨려줄 수 있는 선수에 대한 갈증에 목마른 두산이다. 군 입대 전 같은 잠실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LG에서 한 시즌 22홈런을 친 전적도 있기 때문에 양석환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길 고대하고 있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6경기 2승4패의 성적을 기록한 두산은 전체적인 타선 침체에 시달렸다. 아직 타자들의 컨디션이 완벽하게 올라오지는 않은 모양새였다. 6경기 중 두산이 맛 본 홈런은 딱 2개. 그 2개 모두 이적생들의 작품이었다. 하나는 양석환의 홈런이었고, 다른 하나는 강승호가 친 홈런이다.
최주환의 FA 보상 선수로 SSG 랜더스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강승호는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두산의 내야 주전~백업급 선수로 여러 활용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홈런도 터뜨렸다. 3월 25일 LG전에서 8회 LG 임준형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터뜨리면서 7회까지 무득점 침묵 중이던 두산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는 점수를 만들어냈다.
시범경기 성적이 반드시 정규 시즌에도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두산이 시범경기 기간에 맛 본 홈런 2개가 모두 이적생들 손에서 터졌다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다. 주축 타자 2명이 이적하면서, 현장이 느낀 불안감이 현실이었고 기존의 주전 선수들에게만 마냥 의지할 수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두산이 FA 보상 선수 2명을 모두 야수로 채우고, 주전 투수 2명을 내주는 트레이드까지 단행하면서 양석환을 영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지금처럼 이적 선수들이 좋은 성적만 내준다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 걱정과 희망 사이. 두산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