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1일 광주 KT전을 앞두고 있던 KIA는 날벼락을 맞았다.
경기 직전 포수 두 명이 한꺼번에 빠졌다. 지난 4일 광주 경기에 출전해 타석에 선 두산 선수 확진자를 상대한 포수 A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제외됐다. 빈 자리를 채워야 할 포수 B는 지난 5일 방문한 식당에서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자가 격리 처분을 받고 이날 이탈한 뒤였다.
5연승을 달리던 와중에 터진 안방 구멍. KIA가 이날 승부를 포기한다고 해도 탓할 수 없었다. 그러나 KIA는 재빨리 방법을 찾았다. 신인 권혁경을 긴급 콜업했고, 이날 휴식 중이었던 또 다른 포수 이정훈도 급히 출근시켰다. KIA는 악재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해 결국 6연승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었다. 방역 수칙 준수, 무더위 등 숱한 불편 속에도 주말 홈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포기하지 않은 선수와 구단 모두 박수받을 자격이 있었다.
이런 KIA의 모습은 최근 KBO리그 중단 논의를 야기시킨 NC, 두산의 모습과 대조된다.
KBO 매뉴얼엔 '구단 내 확진자가 나와도 자가 격리 대상자를 제외한 대체 선수로 중단 없이 리그를 운영한다'는 규정이 분명히 존재한다. KIA는 이 규정을 따랐지만, NC와 두산은 경기 취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NC와 두산도 할 말은 있다. 확진자뿐만 아니라 밀접 접촉자 구분이 이뤄져야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방역 당국의 분류 작업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리그 중단 논의 역시 '엔트리 등록 미달 등 리그 정상 진행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판단하면, 긴급 실행위원회 및 이사회 요청을 통해 리그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통합 매뉴얼 조항에 어긋나진 않는다. 화살이 쏠리는 데 억울한 감정을 느낄 순 있다.
그러나 규정대로 보면 억울할 게 없다. 밀접 접촉자 구분이 안 된다면 확진 선수와 생활했던 1군 선수를 숫자 관계없이 퓨처스(2군) 자원으로 대체하면 된다. 올 시즌 NC는 64명, 두산은 56명의 선수를 등록했다. 1군 28명을 제외해도 NC는 36명, 두산엔 28명의 선수가 있다. 물리적 대체 여력이 있음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은 물음표를 떠올릴 만하다. 두 팀이 전력 약화라는 손해를 감수하지 않기 위해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 탓에 KBO 통합 매뉴얼의 실효성과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번 리그 중단 논의를 지켜보는 팬심은 싸늘하다. NC-두산의 불분명한 대처뿐만 아니라 이들로 인해 리그 중단 논의까지 빚어지고 있는 부분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펼쳐온 8팀의 노력이 2팀의 부주의 속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점, 리그 중단 여파가 나머지 8팀의 경기력-수익 등 유무형적인 손해까지 감수해야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에 공분하고 있다. '경기'라는 팬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만든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질타하고 있다. 팬들이 시간과 정성을 들여 선수를 뽑은 올스타전 역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KBO는 12일 10개 구단 사장단 모임인 이사회를 통해 리그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 확진 사태로 경기 취소, 타팀 선수-심판 밀접 접촉자 양산 등 민폐를 연발한 NC와 두산이 과연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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