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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스포츠조선 박상경] "가운데로 던졌는데 왜 안쳐~!"
27일 도쿄 오타구장.
이스라엘과의 예선 B조 첫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김경문호 훈련. 스트레칭과 캐치볼, 펑고로 몸을 푼 야수들은 곧 배팅케이지를 쳐 놓고 타격 훈련에 나섰다. 소집 후 자체 청백전과 세 차례 평가전을 통해 감각을 다졌지만, 여전히 갈길이 멀었기에 발걸음을 멈출 순 없었다.
한동안 진행되던 타격 훈련에서 낯익은 건장한 체격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 안방마님 강민호. 대개 배팅볼은 코치, 지원 스태프가 던져주는 편이지만, 이날만큼은 강민호가 직접 후배 타자들에게 공을 던져주기로 했다. 긴 검역, 입국 과정을 거쳐 도착한 도쿄에서 결전을 앞두고 자칫 높아질 수도 있는 선수단의 긴장감을 품과 동시에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한 야수 최고참의 의지였다.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고참들이 먼저 나서서 파이팅 하면 좋아질 것"이라던 스스로의 말을 실천으로 옮겼다.
허투루 공을 뿌리지 않았다. 타자들이 딱 치기 좋은 한가운데 코스로 차분하게 공을 뿌렸다. 타자들이 공을 칠 때마다 "좋다!"라는 추임새를 넣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강백호(KT 위즈)가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을 그대로 흘려보내자 "가운데로 던졌는데 왜 안쳐~!"라며 애교섞인 핀잔을 주기도 했다. 땀을 흘려가면서도 공을 뿌리는 강민호를 향해 동료 후배 야수들은 "수고하십니다!"라고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멀리서 강민호와 타자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김경문 감독과 코치진의 얼굴엔 저절로 웃음꽃이 피었다.
누구보다 책임감을 강조했던 강민호다. 2008 베이징 금빛 환희의 주역인 그는 디펜딩챔피언 자격으로 이번 도쿄올림픽에 나선다. 위기에 빠진 KBO리그, 한국 야구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태극기를 짊어졌다. 그가 도쿄에서 쓸 새로운 이야기에 관심이 쏠린다.
도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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