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32)가 아쉽게 새 역사를 쓰는데 실패했다.
미란다는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21년 KBO리그 더블헤더 홈 1차전에서 9회 2사까지 무안타 무실점으로 버텨냈지만, 1아웃을 남기고 김선빈에게 안타를 허용해 노히트 노런이 날아갔다. 그러나 9이닝 동안 1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5대0 완봉승을 책임졌다.
출발은 산뜻했다. 선두 최원준을 2루수 땅볼로 아웃시킨 뒤 후속 김선빈과 최형우를 각각 우익수와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2회에도 447일 만에 4번 타자로 나선 류지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미란다는 후속 김태진을 2루수 땅볼, 터커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3회에도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창진을 유격수 플라이로 아웃시킨 뒤 후속 한승택을 3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냈다. 이어 박찬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퍼펙트는 4회 깨졌다.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김선빈에게 첫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노히트 경기는 이어갔다. 후속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류지혁을 1루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5회에도 강력한 구위를 뽐냈다. 선두 김태진을 2루수 땅볼, 후속 터커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이어 이창진을 삼진으로 유도했다.
6회에도 공 12개로 삼자범퇴로 처리한 미란다는 7회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미란다는 역시 삼진 두 개를 추가하면서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타선의 도움을 받아 5-0으로 앞선 9회 초에도 컨디션이 좋지 않은 KIA 타자들을 잘 요리했다. 그러나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김선빈에게 좌전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아쉽게 노히트 노런 대기록의 주인공이 되는데 실패했다.
경기가 끝난 뒤 미란다는 "(노히트 노런 달성 실패가) 아쉽지 않다. 팀 승리를 이끈 것이 그저 기쁠 뿐"이라며 덤덤하게 말했다. 이어 "9회 첫 안타를 맞고 투수 코치에게 '내가 경기를 끝낼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김선빈을 상대할 때 부담감이 있었냐"라는 질문에는 "최대한 내가 원하는 곳에 던지려고 집중했는데 상대 타자가 잘 대처한 것 같다"고 말했다.
"KBO리그에 오기 전 노히트 경기를 한 적이 없다"고 전한 미란다는 25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이다. 지난달 14일 잠실 키움전 2이닝부터 시작해 지난 두 경기을 나란히 7이닝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미란다는 "이 기록은 모르고 있었다"며 "여러 부문에서 타이틀 경쟁을 하는 것은 나에게 긍정적으로 보인다.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습경기와 시즌 초반 볼넷수가 증가하며 어려움을 겪는 모습에 대해선 "적응의 문제였던 것 같다. 한국야구 수준이 매우 높다. 타자들도 공격적이었다"고 전했다. 잠실=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