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하마터면 한 시즌 농사를 망칠 뻔했다.
KT 위즈는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강백호가 손을 다치자 검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강백호는 0-2로 뒤진 4회말 2사 2,3루에서 상대 최재훈의 우전안타 때 우익수 제라드 호잉의 송구를 받으려다 오른손을 다쳤다. 전력질주하던 최재훈이 1루를 통과한 직후 강백호의 오른손을 밟고 지나간 것이다. 최재훈의 타구가 짧아 땅볼로 아웃시키려던 호잉의 1루 송구가 원바운드로 오자 강백호는 이를 잡기 위해 오른손으로 바닥을 짚은 상황이었다.
강백호는 한참을 고통스러워 한 뒤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더그아웃을 향했다. 오른손에는 핏자국이 선명했다. 뼈나 인대에 큰 손상이 있을 거란 걱정이 컸다. 하지만 다행히 인근 병원에서 검진 결과 단순 찰과상 진단을 받았다. 부기가 빠지면 2~3일 휴식후 출전할 수 있다고 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KT로서는 '절대' 간판타자가 이탈한다면 레이스에 크나큰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강철 감독은 당시 강백호 부상 직후 심판에게 거친 항의를 한데 대해 비가 내리는데도 경기를 강행하는 바람에 강백호가 큰 부상을 입었을 것으로 우려해 화가 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구나 강백호는 최근 페이스가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12일 키움 히어로즈전서 타율 4할을 찍은 이후 내리막이다. 그후 부상을 당한 한화전까지 15경기에서 타율 2할8푼1를 쳐 시즌 타율은 3할8푼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5경기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다. 기복이 크다는 얘기다. 4할 타율은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보이고 시즌 200안타도 그 확률이 확 줄었다. 지금까지의 페이스대로면 산술적으로 196안타가 가능하다.
강백호의 이번 오른손 부상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알 수 없으나, 정상적인 타격감을 찾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의 오른손은 큰 부상 경력이 있다. 2019년 6월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다. 강백호는 9회말 신본기의 파울을 잡기 위해 오른쪽 파울지역 펜스로 달려가다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오른손으로 펜스 철망을 잡았는데, 뾰족한 시설물에 손바닥이 긁히면서 찢어져 봉합 수술을 받아야 했다. 재활에 무려 43일이 걸렸다.
그래도 그해 수술전 3할3푼9리였던 타율이 시즌 최종 3할3푼6리였으니, 복귀 후 페이스가 그리 나쁜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강백호는 회복력이 뛰어나 부상 후유증이 크지 않은 선수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도 경기력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기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강백호가 남은 시즌 타율 4할과 200안타에 다시 가까워질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