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마음 아파할 것 같아서 그냥 수고했다고만 말해줬다."
선발 투수인 아들을 직접 교체해야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선 아들이라도 냉정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이 팀 자체 징계로 10경기 출전 정지를 받으며 강인권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끌게 됐는데 공교롭게 아들인 강태경(20)이 선발로 등판했다.
강태경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서 선발로 등판해 2⅓이닝 동안 5안타(2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을 하고 조기 교체됐다.
지난 8월 15일 한화 이글스와의 프로 데뷔전서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동안 5안타 3볼넷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한 것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
첫 경기에선 투수코치 대신 강 코치가 직접 올라가 아들에게 포옹을 하며 교체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지만 두번째 경기에선 그러지 못했다. 감독대행으로 지휘를 맡은 아버지가 3회에 아들의 강판을 결정했다.
강태경은 첫 출발이 좋았다. 1회말 선두 고종욱과 2번 추신수를 연달아 삼진으로 처리했다. 강 대행은 "초반 삼진 2개를 잡은게 결과적으로 독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2회말 김강민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고 이후 2사 만루의 위기까지 몰렸던 강태경은 3회초 다시 3-2로 역전한 상황에서 3회말 한유섬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았다. 투구수는 벌써 70개. 강 대행은 류진욱으로 곧바로 교체했다.
강 대행은 이때를 두고 "역전한 상태에서 다시 동점이 됐기 때문에 그 순간이 오늘 경기의 승패가 결정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육성을 위해선 기다려야 할 수도 있지만 승리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지도자로서 강태경의 두번째 피칭을 평가해 달라고 하자 "첫 게임 보다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대로였다"면서 "처음보다 완벽하게 던지려고 하는 모습이었다. 1회 삼진 2개 잡은 게 독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제구가 높게 형성됐다"라고 평가했다.
이후 강태경의 등판 계획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앞으로 더블헤더가 있을 때 대체 선발로 나갈지 아니면 중간 계투로 나갈지는 지켜봐야한다"라고 했다.
냉정하게 아들을 교체한 아버지에게 아내는 무슨 말을 했을까. 강 대행은 "혼날 것 같아 아내에게 전화하지 않았다"며 살짝 웃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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