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이형종의 전반기는 그야말로 부진의 연속이었다.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49경기에만 출전했고 타율 2할1푼8리 8홈런 24타점에 그쳤다.
후반기에 대 반전을 만들고 있다. 2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서 3타수 3안타에 결승타점을 올리며 팀의 6연승에 기여한 이형종은 후반기 타율 3할4푼8리(46타수 16안타)의 고감도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그사이 안해본게 없었다. 기르기 싫어하던 수염도 길러봤고,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책도 읽었다.
최근엔 러닝 머신을 타고 있다고. 야구선수가 러닝 머신을 타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데 그에겐 정말 큰 용기를 내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형종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걷고 뛰는 것이다"라는 의외의 말을 했다. 이형종은 "야구장에서 운동하며 많이 뛰다보니 야구장 밖에서는 걷고 뛰는 것을 싫어했다. 와이프가 운동선수가 왜이리 걷는 것을 싫어하냐고 타박하기도 했다"면서 "웨이트트레이닝은 열심히 했지만 그동안 러닝머신은 타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러닝 머신에서 뛰는게 자신의 새로운 루틴이 되고 있다. "러닝 머신에서 뛴 지 보름 정도 됐다. 한번은 경기에 나가지 않은 날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는 이형종은 "음악을 들으면 러닝 머신을 한시간 정도 뛰면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도전해서 실행하는 것이 자신의 멘탈을 강하게 해주는 것.
LG는 이날 승리로 6연승을 달리고 있는데 이형종은 이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바로 경기전 선수들이 모여 파이팅을 외칠 때 자신이 선창을 한 뒤로 6연승을 하고 있었던 것. "내가 선창하면서 1무를 하고 6연승 하고 있다. 연승이 계속 되면 좋겠다"면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야 우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기회를 잘 몰아서 최고 높은 곳에서 끝나면 좋겠다"라고 우승에 대한 희망을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