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겨울. 외야수 전민수(32)는 외야진 포화상태인 LG 트윈스에서 방출됐다.
프로통산 3번째 방출 수모였다. 이번에는 답답했다.
"이번에는 정말 야구를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에 다른 일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또 한번 기회가 왔다. 우승팀 NC 다이노스였다. 해외진출을 모색하던 나성범 공백의 보험용 카드를 물색하던 이동욱 감독의 레이더에 걸렸다. 이 감독은 "2군 시절 타격실력을 눈여겨 봤다. 타선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라고 확신했다. 눈은 정확했다.
비록 나성범의 잔류로 NC에서도 자리가 애매해졌디만 교체출전과 부상공백을 메우며 쏠쏠한 타격 솜씨를 과시했다.
그러던 차에 예기치 못한 기회가 생겼다. 원정숙소 술판 파문으로 외야수 이명기와 권희동이 한꺼번에 이탈했다. 전민수는 후반기 중용되면서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1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키움과의 시즌 10차전은 백미였다.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전민수는 6-6 팽팽하던 6회말 1사 만루에서 키움 수호신 조상우의 3구째 146㎞ 하이패스트볼을 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며 승기를 가져왔다.
2008년 프로데뷔 후 무려 14년 만에 처음으로 기록한 그랜드슬램. 꼭 필요한 순간 터진 한방이었다. 전민수의 만루포로 초반 끌려가던 NC는 10대8으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4위 키움과의 승차도 1.5게임 차로 바짝 좁혔다.
그 때 그 순간, 그를 안 뽑았으면 어쩔 뻔 했을까 하는 안도감이 들었던 순간. 위기 때 빛나는 베테랑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던 날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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