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IA 타이거즈의 스물 두 살 거포는 1군에서 언제 볼 수 있을까. 주인공은 좌타자 겸 내야수 김석환이다.
김석환은 최근 2군 내 코로나 19 확진자 발생으로 자가격리가 끝나자마자 재개된 2군 리그 경기에서 홈런을 신고했다. 지난 14일 함평 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군 경기에서 0-2로 뒤진 1회 말 2사 1루 상황에서 선발 이용준을 상대로 동점 투런포를 터뜨렸다.
시즌 6호 홈런. 김석환은 오선우(8개)에 이어 이진영과 함께 2군 내 홈런 2위에 랭크됐다.
2017년 2차 3라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던 김석환은 김기태 전 감독 시절 고졸 신인으로 유일하게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던 특급 유망주였다. 광주동성중-동성고 출신으로 양현종이 시즌 후 모교에서 개인훈련을 할 때 가장 아꼈던 후배였다.
김석환은 2군에서 미래의 1루수 겸 4번 타자로 육성됐다. 당시 1군에는 단 한 번도 콜업되지 못했지만, 2군에서 53경기를 뛰면서 타율 2할4푼 41안타 7홈런 26타점 장타율 4할2푼7리를 기록했다. 고졸 신인 기준에서 준수한 성적이었다.
1군 첫 콜업은 2018년 6월 26일이었다. 이어 나흘 뒤인 6월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7회 김주찬의 대타로 나와 첫 타석을 소화했다. 삼구삼진을 당했다. 그리고 9회에는 유격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이후 2군으로 내려가 다시 육성의 길을 걸었다. 2군 성적은 데뷔시즌보다 더 좋아졌다. 타율 2할7푼6리 83안타 15홈런 56타점, 장타율은 4할8푼8리에 달했다.
하지만 2019년 손목 부상에 시달리다 시즌을 마치고 현역으로 입대했다. 그리고 올해 5월 중순 제대해 팀에 합류했다. 지난 8월부터 2군 경기에 투입된 김석환은 미친 장타력을 과시했다. 8월 11경기에서 5홈런을 폭발시켰다. 그러나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부름은 없었다.
사실 KIA에는 '젊은 거포'가 절실하다. 지난해 32홈런을 터뜨렸던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의 홈런 생산이 실종됐다. 거포 후보 중 한 명인 황대인은 다소 들쭉날쭉한 기회 탓에 제대로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하고 있고, 오선우 이우성 이진영 등 거포들도 1군에선 홈런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팀 내 홈런 1위가 시즌 초반 '안과 질환'으로 고생했던 최형우(9개)라는 건 KIA의 암울한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KIA는 '젊은 거포'가 장착된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가 마냥 부럽기만 하다. 롯데에는 스물 두 살 한동희, 한화에는 스물 한 살 노시환이 1군 선발 멤버로 경험을 쌓으면서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한동희는 지난 14일 광주 KIA전에서 1-1로 맞선 2회 초 역전 투런포를 작렬시키며 시즌 12번째 홈런을 신고했다.
노시환도 같은 날 SSG전에서 부상 복귀 이후 두 번째 경기에서 홈런을 쏘아올렸다. 지난해 팀 내 홈런 1위에 올랐던 노시환은 올해에도 14호 홈런으로 팀 내 홈런 1위를 질주 중이다.
사실 윌리엄스 감독이 김석환을 1군에 콜업한다는 건 가을야구의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고 내년 시즌을 대비하겠다는 시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번 시즌 라인업 내 거포 장착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깨달았다. 소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