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의 영광 재현되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수상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다. 비영어 작품으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처럼 한국에서 만들어진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에미상을 휩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 유력 연예매체인 버라이어티는 6일(이하 현지시각) ''오징어 게임' 에미상 후보 자격 획득'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텔레비전 예술과학 아카데미가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프라임 타임 후보 자격 획득 사실을 확인해줬다"고 보도했다. 버라이어티는 "'오징어 게임'은 TV판 '기생충'"이라는 팬들의 목소리를 전하면서, "넷플릭스가 미국 배우조합상(SAG Awards) 등 겨울 시즌부터 본격 시작되는 다양한 시상식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내년 9월 에미상을 향한 '군불때기'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라이어티 뿐 아니라 다수의 미국 주요 매체가 '오징어 게임'의 수상 가능성에 대해 벌써부터 낙관적인 전망을 내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담아낸 '기생충'처럼 '오징어 게임'은 경쟁사회라는 전세계 공통의 문제 속에 강렬한 '한국적' 캐릭터와 스토리 구축으로 전세계를 매료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최근 에미상에서 넷플릭스가 강세를 띄면서, '오징어 게임'의 주요 부문 수상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실어준다.
올해 넷플릭스는 그간의 '좌절'을 딛고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19일 열린 제73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넷플릭스는 '더 크라운'으로 드라마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여우주연상 남주우연상 등 11개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넷플릭스가 제작한 드라마는 각종 부문에서 30여 차례나 후보로 지명됐지만, 작품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이제 엔터테인먼트의 흐름이 전통적인 TV에서 몰아보기(binge viewing)로 옮겨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 방식이 확 바뀌면서, OTT 콘텐츠들이 각종 부문에서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스트리밍 서비스 덕에 자본과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를 무대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의 문이 열렸다"며 "'기생충',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 수상작인 '미나리'처럼 '오징어 게임'은 인류 공통의 정서에 한국적 온기를 더한 메시지로 K-콘텐츠의 진격을 보여주는 또다른 역사를 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CNBC는 6일 4명의 전문가를 모아놓고 '오징어 게임'의 오픈 이후 급등한 넷플릭스 주가를 분석, 눈길을 끌었다. '오징어 게임'이 '단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넘어서 사회 경제적 변화의 흐름을 상징하는 대표 아이콘이 됐음을 보여준 것. 이날 진행을 맡은 멜리사 리는 트레이더 전문가 팀 시모어 등과 함께 "'오징어 게임'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현지의 인기 돌풍 분위기를 전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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