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대한민국에 '이야기 열풍'을 일으킨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의 원조이자 수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21일 더 새롭고 강력한 이야기와 함께 정규편성으로 돌아왔다.
정규 편성된 '꼬꼬무'의 가장 큰 변화는 새로운 장트리오다. 장항준 감독의 '찐친'이자 단골 이야기 친구 배우 장현성이 '꼬꼬무'의 새로운 이야기꾼으로 전격 합류해 기존 장도연 장성규와 함께한다.
연출을 맡은 유혜승 PD는 21일 온라인 중계한 제작발표회에서 "기존에는 큰 사건들 위주로 다뤘다면 기억해야할 인물이나 시즌제에서 다루기 쉽지 않았던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정규 편성이 되면서 넥스트 레벨로 간다고 보면 된다"며 "시즌제에서는 회차나 편수가 한정돼 있다보니 유명한 이야기를 고를 수밖에 없어 선택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훨씬 더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투입되는 장현성은 "장항준을 밀어내는데는 어렵지 않았다"고 농담한 후 "장항준과는 30년이 넘는 제일 친한친구다. 장항준이 태어나서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 '꼬꼬무'라고 했었다"며 "그런데 본업이 영화감독이니 지금은 자기가 해야할일을 해야할 상황이다. 그 친구가 할 일을 내가 이어받아 하게돼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즌1 때는 '무등산 타잔 박흥숙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그 이야기의 10분의 1도 안되더라. 함부로 어떤 사건이나 사람에 대해 야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좋아하는 친구들과 신나는 여행을 시작하는 기분이다. 그래서 아주 기분이 좋다"고 웃기도 했다.
"그동안 '꼬꼬무'의 유튜브 누적 요약본이 1억 5천만뷰를 달성했다"고 자축한 장성규는 "나는 카빈 소총을 자녀들까지 죽이고 자살을 한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언론들이 모두 동반자살이라고 표현을 했다"며 "책임질수 있는 이야기만 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 사건은 방송 당시 '어떻게 동반자살이 될 수 있나. 동반 자살이라는 단어를 없애야한다'는 반향이 일어난 바 있다.
이에 유 PD 역시 "제작진도 새롭게 생각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고 장성규는 "나를 반성하게 만든 프로그램이었다"며 "정규 편성이 돼서도 제작진이 열심히 준비한 것이 나로 인해 퇴색되지 않도록 준비 잘해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도연은 "제작진이 고생을 정말 많이 한다. 내가 출연료를 받고 하는게 미안할 정도였다"며 "결과가 좋아 내심 뿌듯하다"고 정규편성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꼬꼬무'를 하고부터는 기사를 볼 때 시기에 집중하게 된다. 이야기를 시작할 때 연도를 말하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사건 자체의 내용만 봤다면 요즘에는 시기를 먼저 본다. 전후 사정도 신경을 쓴다"며 "제일 기억에 남는 사건 YH무역 사건이다. 당시 증언자분들이 마치 여전사 같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꼬꼬무'는 역시 '꼬꼬무'다. 정규니까 더 오랫동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끝으로 유 PD는 "처음에는 캐주얼한 술자리에서 기획이 떠올랐다. 지식 전달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사람, 인생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 스토리를 최대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며 3명의 MC를 둔 이유에 대해선 "2명으로 할까도 생각했는데 너무 편향될수 있을까 생각해 균형잡기 위해서는 삼각형 구도가 가장 안정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여타 이야기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줄수 있는 우리 프로그램만의 증언자분들"이라고 말하며 "프로그램은 잊혀지더라도 그 안의 사람 이야기는 남아있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