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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키스'에 그려진 문양과 상징들을 의학 문헌들과 비교 분석, 당대에 인류가 꾸준한 연구를 통해 알게 된 인간 발생의 신비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는 사실이 무려 113년 만에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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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해석한 '키스' 속 표현된 인간 발생의 장면들을 보면 남자의 옷에는 흑백으로 강인한 느낌을 주는 직사각형이 남성의 상징으로 표현되고 있고, 고해상도 현미경으로 관찰한 정자의 목 부분을 도식화해 그림을 표현하고 있다(A). 여자의 옷을 살펴보면 계란처럼 둥글게 표현된 난자가 다수 배치되어 있고, 그 사이를 살펴보면 머리와 유영하는 듯한 꼬리가 있는 수많은 정자를 볼 수 있다. 여기에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되는 그 순간을 포착해 단 하나의 난자막을 오렌지색으로 그렸다(B). 클림트는 당시 의학자들이 막 밝혀낸 '일단 난자가 수정되면 막의 변화를 일으켜 더 이상의 정자가 수정되지 않게 하는 현상'(B2)을 그림(B)으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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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석은 '키스'가 탄생한 시기, 1900년 전후 시대의 의학의 역사와도 관련이 깊다. 19세기부터 현미경 광학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 클림트가 활동했던 1900년 전후는 17세기에 발명된 현미경이 현대 수준의 기술에 도달해 세포 및 세균 미세 구조를 이해하기 시작한 시기였고 덕분에 발생학 연구에서도 커다란 성취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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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는 비엔나 의대 해부학 교수의 부인인 베르타 주커칸들이 운영하는 살롱을 출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주커칸들 교수와 친목이 있었으며, 당시의 문화예술인들을 위해 인체에 대한 강의를 요청해 해부학 실습실을 견학하기도 했다.
연구책임자 유임주 교수는 "클림트가 일생을 통해 추구했던 큰 주제 중 하나는 생로병사로 이어지는 인간의 삶의 주기였으며, 이런 관점에서 '키스'는 클림트가 인생을 주제로 구성한 작품 포트폴리오의 제1장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며, "문화사적인 측면에서도 과학의 발전이 문화 곳곳에 큰 영향을 끼친 20세기 벽두의 대표 사례로 주목해 볼 만하며, 융합이 강조되는 4차 산업시대의 현대인들과 학생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인 '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JAMA, 미국의학협회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