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오는 4일부터 20일까지 17일간 열리는 뜨거운 겨울 승부,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도 지상파 3사는 사활을 건 중계 전쟁을 펼친다.
이 중계 전쟁에서 지상파3사는 각 사를 대표하는 초호화 해설진을 내세우고 있다. 선수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짜릿한 명승부 등 영광의 순간들을 함께하기 위해 지상파 3사가 들고 나온 비장의 카드는 무엇일까.
▶KBS, 송승환부터 이상화까지 스타 해설진
KBS는 이번 올림픽을 위해 '명품 해설' 송승환부터 '빙상 남매' 이상화-이강석, '쇼트트랙 콤비' 진선유-이정수, '피겨 요정' 곽민정 등 스타 해설진을 준비했다.
전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이자 도쿄올림픽에서 '명품 해설'로 화제가 된 송승환 위원이 베이징의 '겨울 축제'도 시작과 마무리를 책임지는 것. 송 위원은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내세워 이재후 캐스터와 함께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품격 있는 해설로 풀어낼 예정이다.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에 빛나는 이상화도 첫 해설에 나선다. 스피드스케이팅은 14개로 가장 많은 금메달이 걸려 있는 종목이다. '빙상 여제' 이상화는 친한 선배이자 국가 대표를 함께했던 이강석 위원과 짝을 이뤄 해설 위원으로 데뷔한다. 토리노부터 평창까지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며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이 위원은 "친근하고 재미있는 해설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효자 종목' 쇼트트랙은 '토리노 3관왕' 진선유 위원과 '밴쿠버 2관왕' 이정수 위원이 평창에 이어 해설을 맡는다. 이외에도 밴쿠버 동계올림픽 국가 대표 출신의 곽민정 위원, 스켈레톤, 루지, 봅슬레이 등 썰매 경기에는 '아이언맨' 윤성빈의 코치였던 이진희 위원이 나선다.
▶MBC, 관록의 해설진 진중한 해설로 승부
MBC는 명품 중계를 내세웠다. 이번 대회에서는 혼성계주에서 새로 도입된 종목이 등장한다. 남녀 2명씩 총 4명의 선수가 번갈아 18바퀴(2,000m)를 도는 방식으로 남녀 에이스인 황대헌, 최민정이 앞장서 올림픽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
안상미 해설위원이 어느 누가 메달리스트가 되어도 충분할 만큼 세계 최강의 실력을 자랑하는 우리 선수들의 활약을 제대로 그린다. 소치부터 평창까지 MBC에서 쇼트트랙을 중계해왔던 안 위원은 이번에도 때로는 냉철한 분석으로, 때로는 따뜻한 위로로 선수들의 마음을 보듬을 예정이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대한민국에 이 종목의 첫 메달을 안긴 '모터범' 모태범 해설위원이 데뷔한다. 그는 속도감 있고 파이팅 넘치는 목소리로 스피드스케이팅의 매력을 생동감 있게 전달할 예정이다. 피겨스케이팅에서는 '제2의 김연아'로 주목받았던 김해진이 해설위원으로 함께한다.
▶SBS, 돌아온 배성재·제갈성렬 '열정' 중계
SBS는 2010 밴쿠버, 2014 소치, 2018 평창까지 20-49세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에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기대도 높은 상황.
때문에 '배갈콤비'로 불리며 화제를 일으켰던 배성재 제갈성렬이 다시 스피드스케이팅 중계를 맡는다. 평창대회 당시 제갈성렬은 "헛둘, 헛둘"이라는 구호로 '헛둘성렬'이라는 별명까지 얻었고, "" 하는 그만의 특이한 추임새는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쇼트트랙에서는 배성재 캐스터와 박성희 해설위원이 활약할 예정이다. 박 위원은 여자 쇼트트랙 사상 최초의 올림픽 전 종목 메달 기록을 보유한 '빙상 레전드'다. 이같은 전문성으로 승부수를 던질 예정이다.
이밖에도 피겨에는 '피겨 요정' 이호정, 스노보드에는 '예언적중 해설'로 인기를 끈 박영남 해설위원이 나서고, 프리스타일 스키에는 국가대표팀 코치 출신의 황성태가, 컬링에는 올림픽 첫 출전 역사를 이룬 이슬비가 해설로 함께한다. 또한 알파인스키의 양우영, 스키점프의 김흥수, 썰매의 이세중 등 화려한 스타 해설위원이 출격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스타 해설가 영입 치열..몸값은 비밀
온 국민의 시선이 쏠리는 동계올림픽인 만큼 '스타 해설가'에 대한 장외 영입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KBS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영웅인 이상화를, MBC는 대한민국 역사상 첫 스피드 스케이팅 금메달의 주인공인 모태범을 섭외하는 등 섭외 경쟁에 열을 올렸다.
이상화를 향한 KBS의 섭외 열정은 타이밍 좋게 맞아떨어졌다. KBS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KBS는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의 상징적 존재라고 할 수 있는 이상화 전 국가대표 선수를 섭외하자는 의견을 모았다. 이상화 선수도 때 마침 은퇴 후 올림픽에 어떤 식으로든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KBS와의 친분과 제안에 기쁜 마음으로 이를 수락했다"며 섭외 비화를 전해왔다. 은퇴 이후 예능프로그램 등으로 방송감을 잡아왔던 이상화를 향한 제작진의 바람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MBC 역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첫 금메달'의 주인공인 모태범을 섭외하며 열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MBC 관계자도 스포츠조선에 "모태범 선수는 스피드스케이팅의 상징적 존재이고, 장거리로 시작해 전 부문을 경험한 선수다"라며 "다양한 경험이 해설의 장점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고, 예능에서의 활약도 있어서 시청자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스피드스케이팅을 해설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최적의 후보자였고 영입에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치열한 섭외 전쟁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출연료 경쟁이지만, 각 방송사들은 이를 비밀에 부쳤다. 그러나 국민 영웅급 스포츠 스타를 섭외하는 데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 방송사의 가장 큰 축제이자, 가장 많은 '쩐(돈)' 이 들어가는 경쟁인 만큼 시청률 경쟁에 아낌없는 지원을 쏟아부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이어졌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