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수원FC가 격랑 속으로 빠졌다.
수원시는 최근 김호곤 단장에게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정치 이슈 때문이었다. 선수단, 구단 프런트, 이사진, 수원시 체육부 관계자, 심지어 팬들까지 김 단장의 재계약을 원했다. 수원FC 공식 서포터스인 리얼크루는 경기장에 걸개를 거는 것은 물론, 온라인 캠페인과 트럭시위까지 펼치며 김 단장의 재계약을 촉구했다. 하지만 구단주인 이재준 수원시장은 눈을 감았다. '울산 현대 출신이 너무 많다', '언론 플레이를 한다', '팬들을 조종한다'는 등의 이유로 김 단장을 밀어냈다. 후임은 이 시장 선거 당시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축구인들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3년간 수원FC를 바꾼 '김호곤 체제'는 결국 종식됐다. 김 감독은 의심할 여지 없는 수원FC 성공의 중심이었다. 2019년 2월, 수원FC 단장직에 오른 김 단장은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지도자로, 행정가로 풍부한 경험을 쌓은 김 단장은 축구 인생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수원FC를 환골탈태시켰다. 2020년 5년만에 팀을 K리그1로 승격시킨데 이어, 2021년에는 창단 처음으로 파이널A에 진출시켰다. 5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올 시즌도 승점 단 1점차로 아쉽게 파이널A행에 실패했지만, 1차 미션인 1부 잔류에 일찌감치 성공했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폭넓은 인맥과 탁월한 안목으로 선수단을 바꾸고, 의무실 등 인프라까지 업그레이드한 김 단장의 공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히트상품' 이승우를 데려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김 단장이었다.
이런 김 단장이 물러나며, 수원FC는 벌써부터 후폭풍에 휘청이고 있다. 수원시는 김 단장에게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2월보다 일찍 물러났으면 하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수원FC위민부터 문제다. 수원FC위민은 WK리그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김 단장은 남자축구는 물론 여자축구까지 이끌었다. 지소연 영입을 진두지휘한 것도 김 단장이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생긴 악재에 수원FC위민 관계자는 "김 단장 문제로 벌써부터 선수단이 흔들리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2023시즌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수원FC는 더 큰 고민에 빠졌다. 김 단장과 김 감독은 축구계가 인정하는 '찰떡 궁합'이었다. 구설이 많았던 다른 축구인 행정가-감독 조합과 달리 최상의 '케미'를 자랑했다. 지난 9월 흔들리던 팀의 중심을 잡은 김 감독의 재계약도 김 단장의 희생 속 이루어진 결과다. 수원FC는 지난 몇년간 활약한 베테랑 선수들이 노쇠화 기미를 보이며, 또 한번 리빌딩이라는 과제를 맞이했다. 김 감독이 잔류에도 한숨이 늘어난 이유다. 수원FC의 예산으로 전면 리빌딩은 쉽지 않다. 팬들의 눈높이까지 올라간 지금, 훨씬 힘든 상황이다.
김 단장이 떠나며, 김 감독에 짊어진 짐이 더욱 무겁다. 더 큰 문제는 김 감독의 미래도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계약기간이 2년 남았지만, 벌써부터 거취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새로 부임할 단장 입장에서 김 단장의 유산인 김 감독이 곱게 보일리 없다. 김 감독도 새 단장과의 동행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같은 엇박자로 인한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 수원시 안팎에서는 김 감독의 재계약이 지지부진할 당시에도 새로운 감독이 올 것이라는 소문이 많았고, 그 소문은 지금도 여전하다.
선수단 뿐만 아니라 프런트에도 벌써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좌천 됐던 이가 요직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시작으로 '단장 후보가 새 인물을 데려올 것'이라는 등의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구단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비정상화를 정상화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던 수원FC. 하지만 수원FC의 성공은 채 3년도 되지 않아 또 다른 국면을 맞았다. 과연 수원FC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으로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큰 게 사실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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