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 이길보라 지음.
암스테르담 젊은작가상, 한국장애인인권상을 수상한 저자는 다큐멘터리를 찍는 감독이자 논픽션 작가다.
"혹시라도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해 아이가 죽을까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는 엄마와 "보청기를 끼면 미세한 소리를 감지할 수 있어 퇴근 후 녹초가 된 몸으로 잔존청력에 의해 울음소리를 들었다는 아빠"의 딸로 자랐다. 그는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 즉 농인(聾人) 부모에게서 태어난 청인(聽人) 아이였다.
부모가 장사하러 나가야 했기에 그는 텔레비전과 책에서 접한 다양한 논픽션 작품들을 통해 세상을 배웠다. 자신과 유사하게, 혹은 다르게 사는 사람들의 삶을 간접 경험하며 다름과 상실, 고통이 부정적으로 쓰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저자는 책에서 농인 등 소수자가 살아가는 사회를 소개한다. 1951년부터 1977년까지 미국에서 열렸던 10대 장애인 여름 캠프인 '캠프 제네드'를 살펴보고, 공식 언어가 미국 수어인 미국 갤로뎃대학을 조명한다. 재일조선인·이주 아동·레즈비언 등 다양한 환경에 처한 소수자들의 일상도 공개한다.
저자는 그 과정에서 소수자들의 고통에 공감해야 한다고 강조하지 않는다. 그는 "고통에 공감한다는 단순하고 납작한 착각을 넘어설 때 비로소 더 넓고 깊은 세계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창비. 208쪽.
▲ 당신의 자리는 어디입니까 = 벨 훅스 지음. 이경아 옮김.
부의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토마 피게티가 '21세기 자본'에서 지적한 것처럼 세계는 점점 양극화가 심했던 19세기로 회귀하고 있다. 그는 자본소득이 노동 소득을 웃돌고, 경제성장률이 정체된 상황에서, 부의 편중 현상은 세계적으로 심화할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미국의 문화평론가이자 페미니즘 작가인 저자도 피게티의 시각과 비슷하다. 자본주의 최전선에 있는 미국이 이미 부자가 지배하는 나라가 되어 버렸으며 점점 계급 분리 국가로 변해가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미국 대중은 '계급 없는 사회'라는 환상에 매달려 살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사람들이 높은 교육비와 집값, 의료비 등으로 재산이 줄어들면서도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성공의 기회가 열려 있다고 착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도 '계급'에 대해 말하지 않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계급을 얘기할 때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인종과 젠더, 계급을 연결 지어서 미국이 어떻게 조직되고, 계급 정치의 실체가 무엇인지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그는 "계급 차별을 타파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빈부격차를 해소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미국 사회가 계급 투쟁의 장으로 변하리라 믿는다"고 말한다.
지난 2008년 '벨 훅스, 계급에 대해 말하지 않기'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책이다. 출판사 문학동네가 해제를 추가하고 번역을 다시 해 새롭게 펴냈다.
312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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