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삶에 대한 10년의 기록…한윤수 목사가 쓴 글 10권으로 묶어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43년 전 한국인 노동자들이 당했는데, 외국인 노동자들이 그때랑 똑같이 당하고 있더라고요. 외국인 노동자들의 얼굴이 예전 한국 노동자들의 얼굴과 겹쳤습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됐죠."
목사인 한윤수(75)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은 20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오랑캐꽃이 핀다'(박영률출판사)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책을 쓴 이유를 설명했다.
책은 인구 감소 속에 우리 사회에서 필수 노동력으로 자리 잡았으나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힘겨운 삶을 조명한다.
한 소장은 2007년 6월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경기도 화성시에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를 설립한 뒤 무료 법률 상담을 시작했다. 떼인 돈을 잘 받아준다는 소문이 나면서 외국인들이 몰렸다.
그러던 중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기록이 국내에 없다는 점"을 알게 됐고, 그들의 삶을 2008년부터 기록하기 시작했다. 책은 그 10년의 기록을 담았다.
월급 떼인 이야기, 퇴직금 못 받은 이야기, 폭행당한 이야기, 산재 이야기, 부당해고 당한 이야기뿐 아니라 소소한 생활 이야기까지 센터를 거쳐 간 노동자들의 다양한 사연을 전한다.
책에 따르면 1990년대 초 산업기술 연수생 제도가 시작되고 2003년에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서 외국인 노동자는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활약한 곳은 힘들고 고되지만, 저임금인 이른바 3D 업종이다. 그들은 공장 등 산업현장을 비롯해 농업, 어업, 식당 등 서비스 분야 곳곳에 자리 잡았다.
이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외국인 노동자 규모는 이미 200만 명을 넘어섰다. 그중 불법체류자 규모가 작년 9월 기준(법무부 통계) 40만2천755명에 이른다. 5명 중 1명은 불법체류자인 셈이다. 법망에서 벗어난 이들이 많다 보니 산업현장에서 연간 1천억 원에 달하는 임금체불과 각종 인권유린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돈말결'이라는 말이 회자한다고 한다. "외국인은 돈 적게 줘도 되고, 말(불평)이 없고, 결근이 없다"는 뜻이다. 또한 성추행, 구타, 산재 위험 등 각종 위험에 그들의 삶은 노출돼 있다.
저자는 "출간을 마냥 기뻐하기에는 이주 노동자들의 삶이 너무 힘겹다"면서 "(이번 책이) 우리나라 이주 노동자 문제를 본격적으로 점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책은 모두 10권으로 이뤄졌다. 1~9권은 외국인 노동자 상담 사례를 담았고, 10권은 이에 대한 해설을 수록했다. 동국대 철학과 홍윤기 교수가 글을 엮었다. 엮는 작업만 3년여가 걸렸다고 한다.
각 권 254~34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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