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아쉽죠.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셨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런 일이.(웃음)"
지난해 SSG 랜더스 주전 유격수 박성한은 '3할 유격수'에 도전했다. 수비력을 최고 덕목으로 치는 유격수 포지션에서 3할 타율을 기록한다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팀 역사에서도 정근우 이후 14년만의 '3할 유격수'라는 타이틀이다. 하지만 시즌 내내 3할을 유지하던 박성한의 최종 타율은 2할9푼8리. 딱 안타 1개가 모자랐다. 144경기 중 140경기를 유격수로 뛰었으니 그 자체로도 충분히 칭찬하고도 남을 성적이지만, 안타 1개만 더 쳤다면 박성한은 공식적인 3할을 기록할 수 있었다.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박성한도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3할이 끝내 깨진 것을 아쉬워 했다. 시즌 막바지 체력적 고비가 있었다는 것도 인정했다. 박성한은 "아쉽다. 3할을 칠 수 있게 옆에서 많은 선배님들이랑 코치님들이 응원해주시고, 조언을 해주셨는데 정말 안타 1개로 못했다. 저도 그렇게 될 줄 몰랐는데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며 웃었다. 이어 "정규 시즌 마지막 몇 경기 안남았을때, 3~4안타씩 쳐야 달성이 가능하길래 포기를 했는데 그럴 수록 안타가 나왔다. 다시 3할에 접근하고, 자꾸 운명의 장난 같았다. '이제 안되겠다' 싶었는데 또 안타가 나왔다. 배트가 부러지면서 내야수 키를 넘긴 타구가 나오질 않나, 그래서 포기하고 있다가도 '3할을 치라는 계시인가'라고 생각도 했었다. 그랬는데 결국 안됐다. 안된건 안된거고 이제 다시 도전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다"며 다부지게 이야기 했다.
사실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었다. '꼼수'를 썼다면 3할을 달성할 수도 있었다. SSG가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이후 경기 출장을 조절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우승 확정 직전 경기에서 박성한은 3안타를 치면서 2할9푼9리까지 타율을 끌어올렸다. 이후 경기에서는 자신이 강한 투수를 상대로 골라 나와 안타 1~2개만 더 치면 무난하게 3할 달성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10월 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김광현의 시즌 마지막 등판이자 개인 타이틀 그리고 최연소, 최소경기 150승 도전이 걸려있는 경기였다. 수비를 위해서는 박성한이 꼭 필요했고, 박성한도 기꺼이 나갔다. 그는 "그날 두산의 선발 투수가 왼손 투수(브랜든 와델)였다. 코치님들이 배려해주시려고 했었는데, 선배의 타이틀이 걸려있으니까 나가고 싶었다. 저도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그날 4타수 무안타를 쳤다"며 웃었다. 잔인한 운명이었다.
아쉽게 첫 3할에는 실패했지만, 그래서 박성한은 여전히 올라갈 곳이 있다. 그는 "수비에서 작년에 안일했던 플레이들 다시 생각해보고, 코치님이랑 상의해서 자세도 많이 낮추려고 하고 있다. 타격에서는 후반기에 들어 안좋은 습과들이 생기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페이스가 확 꺾이는걸 느꼈다. 그걸 이번 캠프에서 수정해나가고 있다. 뭐가 문제인지 계속 살피면서 조금씩 조금씩 잡아가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강단 있는 선수' 박성한의 2023시즌이 기대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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