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요즘 학생들은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에 익숙하다. 정부도, 회사도 종이 문서 대신 전자문서를 활용한 지 오래됐다. 개인들은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을 활용해 대부분의 정보를 얻는다. 종이 없는 세상, 곧 벌목이 크게 줄어들어 울창한 숲이 지구를 보호해주는 세상이 머지않아 보인다. 그러나 프랑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인 저자는 신간 ''좋아요'는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갈라파고스)에서 이 같은 디지털 전환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은 우리의 착각이라고 단언한다.
에스토니아 사례는 이런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에스토니아는 행정 업무의 99%를 디지털로 처리함으로써 "매달 에펠탑 몇 개를 쌓은 높이만큼의 종이 문서"를 전자 문서로 대체해 자원을 절약한다. 그러나 전자 문서를 데이터베이스에 계속해서 저장해두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전기와 물이 필요하다. 자연 보호라는 미명 하에 더 큰 자연 파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세계는 이런 역설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이다. 저자는 이를 밝혀내고자 프랑스의 해변부터 북극까지 정보통신기술의 발자취를 따라 전 세계를 탐사한다. SNS에서 사람들이 누르는 '좋아요'가 전송되기 위해서는 모뎀과 안테나, 케이블과 데이터센터로 이루어진 엄청난 규모의 인프라가 동원된다. 무형의 디지털 행위는 가상현실에 기반하기에 '탈물질화'되었다고 여겨지지만 실상 우리가 믿고 싶었던 것보다 훨씬 더 물질적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또한 디지털 전환은 엄청난 양의 환경 오염도 부추긴다. 현재 에너지 생산 구조가 화력 발전에 여전히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실제 아마존웹서비스는 필요로 하는 전기량의 30%를 석탄에서 얻는다. 어도비, 오라클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도 20~30%를 화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에 의존한다. 넷플릭스는 전기를 잡아먹는 '하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인터넷 통신량의 15%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중 상당수 에너지는 화력 발전으로 충당한다.
저자는 "우리는 항상 더 많은 디지털 콘텐츠를 소비하게 될 것이고, 케이블은 점점 더 팽창할 것이며 데이터센터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역량을 자랑할 것"이라며 "그에 따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커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양영란 옮김. 364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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