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우리는 물속에 산다 = 요코미치 마코토 지음. 전화윤 옮김.
일본 명문 교토대에서 유럽 사상과 비교문학 등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쳤다. 그러던 중 2019년 주의력결핍장애(ADHD) 진단을 받았다. 저자 나이 마흔 두살 때였다.
저자는 ADHD에 대한 자료를 모아가던 중 "이건 내 얘기"라고 생각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해리성 자폐스펙트럼장애(ASD)까지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가 "항상 현실이 꿈에 침식당하는 듯한 상태" 속에 있었던 이유였던 셈이다.
그는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그간 예술작품에 의지했었다. 예술이 혼란스러운 현실에 명료함을 부여하듯, 그의 뿌연 정신에도 또렷함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ASD를 앓는 이들은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종종 따돌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저자도 고교 때까지 9년간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감각이 예민하고 규칙을 좋아하며 대부분 강박을 갖고 있다. 하지만 때론 강박이 삶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저자는 사물뿐 아니라 지식 수집욕이 높아 영어·독일어·스페인어 등 12개 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저자는 발달장애인의 특성은 그 자체로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단지 다른 발달 특성을 갖고 있을 뿐이며, 그것이 '정상인'의 속도로 만들어진 사회 환경과 마찰을 일으켜 '장애인'으로 분류될 따름이라고 설명한다.
"나는 이른바 발달장애인이다. 내 '동료' 중 대다수는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느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그것이야말로 '뇌의 다양성'이므로."
글항아리. 340쪽.
▲ 세습 자본주의 세대 = 고재석 지음.
기자인 저자가 1980년대생을 분석한 책이다.
책에 따르면 1980년대생은 여러 겹의 얼굴을 가진 세대다. 민생과 기회의 문제에는 예민하되, 진보 담론에는 거부감이 적고, 거대 서사에는 반감을 가졌다.
대체로 야당 지지 성향을 가진 진보 집단이었으나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를 찍으며 민주당의 재집권을 막았다. 그만큼 집값을 잡지 못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컸기 때문이다.
이들은 빚을 내 집을 산 '빚투 세대'이자 '영끌 세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급격한 금리 인상의 후폭풍을 맞아 고전 중인 세대이기도 하다.
시작부터 우울했던 건 아니다. 이들은 학창 시절 스펙 쌓기에 열을 올려 "단군 이래 가장 근면 성실한 세대"로서 꿈을 키웠지만, 선배들처럼 손쉽게 경제 발전의 과실을 얻진 못했다.
저자는 80년대생들이 계급 사다리를 잃어버리고, 결혼과 부동산 시장의 패자로 전락했으며 비정규직이 급증한 시대에 사회에 진출한, 한국 자본주의의 민낯을 처절하게 경험한 세대라고 말한다.
인물과사상사. 348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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