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국내 은행들이 지난해 현지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제재 등으로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우리은행과 중국 하나은행, 중국 IBK기업은행에 중국 금융당국이 부과한 과태료는 총 1743만 위안(한화 약 3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4월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중국 우리은행에 국제수지 보고 및 통계 보고 오류를 이유로 과태료 20만 위안(3600여만원)을 통보했다. 이어 지난해 6월 베이징 은행보험감독국이 중국 우리은행에 개인 경영성 대출 자금 용도 확인 미흡, 외화지급보증(내보외대) 취급 소홀 등으로 과태료 90만 위안(1억6000여만원)을 부과했다.
중국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광둥성 분국으로부터 외화지급보증 취급 소홀을 이유로 1576만 위안(28억2000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지난해 12월 중국 기업은행 쑤저우 분행은 쑤저우 외환관리국으로부터 대외 보고 누락, 송금자료 확인 미비 등으로 57만 위안(1억200여만원)의 과태료를 물기도 했다.
2019년 기준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점포 수는 은행 16개 등 총 59개로 미국(54개)을 제치고 가장 많았다. 지난 2021년 말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은행의 점포 자산은 323억6000만달러(41조여원)로 전 세계 해외 점포 자산의 17.7%를 차지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금융시장이 개방돼 있지 않은 중국에서의 성장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중국 부동산 시장 경색으로 급증한 연체율로 은행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까지 강도 높은 제재에 나서고 있어 타격이 적지 않다는 것. 실제 중국에 진출한 은행들은 본점의 자금 지원으로 버티고 있고, 보험회사나 카드회사, 캐피탈 회사 등은 현지 교민이나 한국 기업들이 주된 고객이라 성장 속도가 매우 더딘 편이라는 분석이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