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종범 보는 것 같았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의 놀라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5일 잠실 LG 트윈스전서 3회초 3루주자 김상수가 알포드의 1루수 앞 땅볼 때 홈으로 쇄도해 세이브가 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갈 때 이 감독이 환한 표정으로 놀라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힌 것.
이 감독은 6일 LG전에 앞서 그 장면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아웃되는 줄 알았는데 세이프가 됐다. 이종범을 보는 것 같았다"라고 했다.
이 감독은 이어 "포수가 잡을 때만 해도 벤치에서 볼 때는 아웃 타이밍이었다. 그런데 포수가 미트를 내릴 때 김상수가 홈을 지나가더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 현 LG 주루 코치의 해태 시절의 모습을 소환했다. 이 감독은 "예전 삼성과의 경기였는데 이종범이 3루에 있을 때 3루수앞 땅볼 때 이종범이 홈으로 달렸다. 타구가 느리지도 않았고, 그때 3루수가 김한수(현 두산 수석코치)였던 것 같은데 정확하게 잡아 정상적으로 홈으로 던졌다. 그때도 포수에게 공이 왔을 때 아웃이라고 봤는데 포수가 태그하러 내리는 사이에 이종범이 홈을 통과하더라"며 "슬라이딩을 할 때 스피드가 줄어드는 선수가 있기도 한데 이종범이나 김상수는 탄력을 받아 스피드가 더 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김상수는 33세로 어느덧 베테랑의 위치에 섰지만 삼성 왕조 시절인 2014년엔 53개의 도루로 도루왕에 오를 정도로 빠른 발을 가지고 있다. 김상수도 3회초 홈 대시에 대해 "아직까지 느린 발은 아닌 것 같다"며 웃었다.
오랜만에 주전 유격수로 풀타임 출전하고 있는 김상수는 "감독님께서 먼저 배려를 해주셔서 점수차가 날 때 일찍 빼주신다"며 "아직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에 이 감독은 "내가 해준 것도 없는데 자꾸 인터뷰에서 내 말을 해서 내가 오히려 더 미안하다"면서 "우리 팀에선 김상수 외엔 유격수가 없다. 김상수 빠지면 끝이다. 그래서 김상수를 철저히 관리하려고 한다. 승부가 났을 때 제일 먼저 빼주려고 한다"라고 했다.
KT에선 항상 김상수 영입안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말이 나온다. 수비는 물론 타격도 좋고 발이 빨라 주루플레이도 잘한다. 4년간 29억원에 영입한 게 '혜자' 계약이라는 평가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