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대전 한화전이 우천 취소된 24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삼성 선수들은 세종 숙소에서 구장에 도착한지 1시간도 되지 않아 풀지도 않은 짐을 다시 싸야 했다.
딱히 실내 훈련도 마땅치 않은 상황. 삼성 박진만 감독은 "어제 (야외)훈련을 했다. 바로 대구로 이동한다. 쉴 때는 쉬는 게 낫다"고 했다.
박 감독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25일 부터 열리는 대구 키움전 선발진에 대해 "와이드너, 백정현, 원태인 순서로 나간다"고 설명했다. "주 초에 와이드너는 불펜을 했지만 하루 미뤄 나가는 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뷰캐넌이 다음주 화요일에, 수요일은 최채흥 순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말에 이어 "그런데 뷰캐넌이 자기가 일요일 날 던지겠다고 해서…"라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안 봐도 뻔한 장면. 하루라도 빨리 던지려고 일요일 등판을 코칭스태프에게 졸랐을 것이다. 억지로 뜯어 말린 기색이 역력했다.
이틀 연속 우천 취소가 아니었다면 일요일인 27일 키움전 선발은 뷰캐넌이었다.
하지만 23,24일 이틀 연속 우천 취소로 '다행히' 뷰캐넌 주2회 등판 일정이 자연스레 다음주로 밀렸다. 박진만 감독은 이번 주 비 소식에 그렇게 되길 바랐고, 예상했다.
그래서 22일 대전 한화전에 6회까지 95구를 던졌음에도 7회 또 마운드에 올라가는 뷰캐넌을 억지로 말리지 않았다. 거의 확실한 비 예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박진만 감독은 그날 선발 뷰캐넌에 대해 "목 담증세가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던질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오늘 경기를 보고 일요일 경기(27일 대구 키움전) 선발 여부를 결정하겠다. 이번 주 비 소식도 있고…"라며 주2회 등판을 피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뷰캐넌은 이달 들어 탈이 많았다.
지난 4일 대구 LG전 손 경련에도 7회를 끝까지 책임지는 투혼을 보였다. 11일 문학 SSG에는 초반 투구수가 많아 무려 127구를 던지며 기어이 6회를 마쳤다.
4일 휴식 후 등판한 16일 대구 LG전에 2회를 마친 뒤 목 통증을 호소해 조기 강판 됐다.
다행히 담 증세가 빠르게 호전이 돼 이날 등판할 수 있었다.
의문 부호 속에 등판한 이날 경기. 우려는 기우였다. 7이닝 동안 116구 역투로 5안타 2실점(비자책)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7회 실책과 폭투 2개, 보크가 겹치며 2실점 역전을 허용했지만 6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투구 수도 많았고, 최근 조금씩 이상 신호를 보내는 몸 상태를 고려할 때 무리하지 않는 편이 좋다.
다행히 우천 취소로 예상대로 됐지만 문제는 뷰캐넌 본인이었다.
걱정 가득한 사령탑의 마음도 모르고, 대뜸 일요일 등판을 졸랐다. 원래 자신이 등판하기로 될 날이라는 논리다.
뷰캐넌은 116구로 22일 한화전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일요일 등판이 가능하냐'고 묻자 별걸 다 묻는다는 듯 벌떡 일어서며 이렇게 말했다. "저, 잘 아시지 않습니까?"
"100구 이내로 이닝을 마치면 다음 회에 무조건 올라간다"는 못 말리는 열정의 외국인투수. 몸 사리지 않고, 다른 투수들을 제치고서라도 일주일 두차례 등판을 고수하려는 선수.
코칭스태프가 말리기 바쁘지만 그래도 이런 외국인 선수가 원팀 속에 녹아있다는 건 삼성 라이온즈의 복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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