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풍광을 사진에 담는 작가, 심대섭의 초대전 '낙원'이 9월 1일부터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말박물관에서 개최된다.
초록의 나무, 파란 하늘, 흰 구름 그리고 건강한 말로 어우러진 심대섭의 사진 작품들은 '몽유도원' '파교심매' 같은 옛 그림의 화제를 떠오르게 한다.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담백한 몇 가지 소재만으로 작가는 안평대군(1418~1453)이 꿈에서 보았다는 낙원이나, 당나라 시인 맹호연(689~740)이 매화를 찾아 떠났다는 깊은 설산의 이미지를 눈앞에 펼쳐 놓는다.
거주하는 곳을 떠나 산이나 바다와 같은 깊은 자연에 깃들어 쉬고 싶은 욕망은 그 시원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렇게나 오래된 것이다. 작가도 원래 도심에서 생활하다 14년 전, 해발 1000미터 고원의 목장에서 바라본 푸른 바람의 언덕에 매료되어 삶의 터전까지 옮겼다고 한다. 누구나 자연 속 유유자적한 생활을 바라지만 생계와 직결된 현실은 녹록하지 않기에 작가의 선택은 더 소설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그런 마음이 작품에 꿈결 같은 기운을 불어넣었을 것이다.
작가의 집 근처에 있는 대관령 목장은 그야말로 말들의 천국이다. 발달장애인들의 재활을 돕기 위한 작은 체구의 조랑말도 있는데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치열한 경쟁의 삶을 떠나온 경주마다. 은퇴 후 평온하고 차분하게 순치되어 승용마로 제2의 삶을 시작하는 경주마들은 우리가 소망하는 노후의 모습과도 닿아 있다. 작가는 슬로우시티라 불리는 대관령에서 말과 사람이 함께 심신의 안정을 되찾고 건강해지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에게 '낙원은 생각보다 멀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의 앵글에 담긴 대관령의 풍광은 그저 '아름답다' '멋있다'라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작가가 대관령 목장에서 낙원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 것처럼 우리가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는, 그래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세계가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땅에서 피어 오르는 구름, 풀밭 위에 길게 누운 그림자, 눈을 보고 뛰어다니는 말 떼와 함께 관람자도 낙원을 거닐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10월 15까지 개최되며 기간 중 추석연휴를 포함해 9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임시휴관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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