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필승조 투수들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오는 경우를 가끔 볼 수 있다. 팀이 지거나 팀이 너무 큰 점수차로 이기거나 이런 저런 이유로 피칭이 2∼3일 이상 없을 경우 피칭 감각을 유지시키기 위해 나서는 것이다.
필승조 투수들은 등판할 때가 대부분 적은 점수차로 리드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흔들리면 팀이 역전패를 할 수 있다는 심리적인 압박을 느낀다. 등판할 때마다 잘던져야 하기에 피칭 감각을 유지하는 자신만의 루틴을 만든다. 어느 정도의 등판 간격을 유지하는 것도 방법중 하나. 그래서 지고 있을 때 공을 던지는 것이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KT 위즈의 필승조인 손동현과 박영현은 패한 1차전에서 등판했다. 1-8로 뒤진 5회에 손동현이 등판했고, 박영현은 7회에 나와 각각 1이닝씩을 던졌다. 둘 다 10월 10일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마지막 실전이었다. 20일만이라 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음 경기를 위해 마운드에 오른 것. 그래서 마무리인 김재윤도 9회엔 등판하지 않을까 했는데 9회초에 나온 투수는 김민이었다.
손동현과 박영현은 10월 31일 열린 2차전에도 등판했다. 0-3으로 뒤진 6회에 손동현이 나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8회에 나온 박영현도 9회초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또 김재윤의 등판은 없었다. KT는 8회말 2점을 쫓아가 2-3으로 추격을 했고, 9회말 무사 1,3루의 천금같은 찬스를 잡았으나 끝내 동점에 이르지 못하고 패했다.
김재윤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3차전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고영표가 6이닝 무실점의 쾌투를 보인 뒤 손동현과 박영현이 7회와 8회를 각각 막아냈고, 9회초에 김재윤이 마운드에 오른 것. 김재윤은 선두 타자 박민우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10월 10일 두산전이 마지막 실전이었으니 너무 오랜만에 등판해 감각이 무뎌진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으나 기우였다 3번 박건우를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4번 마틴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끈질긴 승부로 유명한 권희동도 4구째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김재윤은 다른 불펜 투수와는 달리 오래 쉬어도 감각이 유지되는 투수라고 했다. 이 감독은 "김재윤은 좀 쉬어도 좋은 볼을 던진다. 연투가 잦을 땐 피로도를 보이기도 하는데 힘이 있을 땐 문제가 없다"면서 "어린 선수들은 공백이 있으면 감각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김재윤은 일주일을 안나가도 문제가 없다. 테스트를 하려고 해도 괜찮다고 잘 안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1차전에는 테스트 피칭이라도 시킬까 했지만 본인이 괜찮다고 해서 뒀고, 2차전 때는 동점이 됐을 때 연장을 대비해 아껴둔 상황이었다고. 이 감독은 "김재윤은 오래 쉬었다가 나간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는 투수다"라면서 "3차전에 처음 등판해 첫 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공에 힘이 있고 좋았다. 그래서 걱정 안했다"라며 김재윤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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