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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은 왕과 왕비가 된 원경과 이방원의 화려하고 웅장한 즉위식으로 대서사시의 포문을 열었다. '왕자의 난' 거사를 앞두고 두려움에 휩싸인 남편 방원의 곁에서 "오늘 밤 역사는 분명 우리 편"이라며 갑옷을 입혀준 이는 바로 아내 원경이었다. 그렇게 왕권을 이뤄낸 두 사람은 "모든 것을 함께 나누자"고 약속했고, 뜨겁게 사랑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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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방원의 내적 갈등을 폭발시킨 결정적 사건이 발생했다. 방원은 심야에 자신을 습격한 복면의 사내가 아버지 이성계(이성민)의 심복 원범(박기덕)이란 사실을 알아봤다. 과거 이성계에게 아들 방원은 자부심이었다. 학문이 부족해 멸시를 받은 무관의 한을 과거에 급제한 방원이 풀어줬기 때문. "내 뜻을 이뤄줄 이는 너 방원"이라며 힘차게 안아주던 아버지와는 이젠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이성계가 자신을 왕으로 인정하지도 않고, 게다가 죽이려 한다는 사실에 방원은 형언할 수 없는 충격을 받고 휘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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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원은 "그대에게 치욕을 주는 방법으로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했다"며 원경을 자극, 화를 키웠다. 반대 세력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으며 왕권을 이루기 위해 막강한 힘과 사병을 가진 처가 민씨에 빌붙을 수밖에 없었던 그가 느끼고 참았던 치욕을 되돌려줬다는 것. 눈높이를 맞추고 부부의 일을 이야기하자는 원경에겐 이젠 자신의 결정에 따라야 하는 왕과 신하의 관계임을 강조했다. 처절한 배신감을 느낀 원경은 급기야 침소에 든 방원에게 "이리 참담히 변하실 줄 알았다면 저는 제 집안까지 동원해 당신을 임금으로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원망을 쏟아내며 합궁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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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원경'은 조선 초기, 격동하는 정치적 서사가 부부이기 때문에 소용돌이칠 수밖에 없는 내밀한 이야기와 감정이 뒤엉키며 흥미진진한 전개를 선보였고, 완성도 높은 차별화된 사극을 탄생시켰다. 내조 그 이상의 배포와 힘으로 남편을 보필했던 원경이 느꼈을 참담한 심정, 그럼에도 자객의 살해 위협 앞에 주저 없이 그를 보호할 정도로 깊은 사랑이 오르내리며 이러한 전개에 힘을 실었다. 여기에 누구보다 사랑했고, 든든하게 손을 맞잡았던 아내에게 치욕을 주면서까지 원경을 밀어낼 수밖에 없는 방원의 흔들리고 갈등하는 심경이 맞물리며 애증의 서사가 탄탄한 초석을 다졌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였다.
narusi@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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