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상처뿐인 영광'이 아니었다. 그냥 '상처'만 남은 난장판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이 모두 승점 감점 위기에 처했다. 승자와 패자가 따로 없다. 승점 감점이 실제로 이뤄지면 모두가 패자가 된다. 최악의 맞대결이었다.
맨유와 아스널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FA컵 3라운드에서 격돌했다. 연장까지 치렀지만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가 펼쳐졌다. 여기서 맨유가 힘겹게 5대3으로 승리하며 FA컵 4라운드에 올랐다. 아스널은 탈락.
일단 여기까지만 보면 맨유가 영광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경기 후폭풍이 거세게 밀려오고 있다. 경기 도중 발생한 양팀 선수들의 난투극이 문제였다. 20명의 선수들, 사실상 양팀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필드플레이어들이 폭력 사태를 일으켰다. 이에 대해 잉글랜드 축구협회(FA)가 진상조사를 펼치기로 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승점 감점 등 강력 징계가 뒤따를 전망이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14일 '맨유와 아스널 구단이 FA컵 경기에서 나온 난투극으로 인해 승점 감점까지 나올 수 있는 FA 진상 조사를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맨유와 아스널의 경기는 대접전이었다. 그만큼 선수들도 점점 예민해졌다.
두 팀은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후반 7분에 맨유가 기선을 잡았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선제골을 넣어 1-0으로 리드. 그러나 후반 16분에 맨유 디오고 달롯이 무리한 태클로 경고를 받았다. 앞서 한 차례 옐로카드를 받았던 탓에 경고누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면서 흐름이 요동쳤다. 맨유는 10명으로 남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결국 아스널 가브리엘 마갈량이스가 동점골을 넣었다. 1-1 상황에서 아스널이 페널티킥을 얻었다. 후반 25분에 해리 매과이어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카이 하베르츠를 거칠게 넘어트렸다. 그러나 아스널 키커 마르틴 외데고르의 슛이 맨유 키퍼에게 막혔다. 결국 연장에 이어 승부차기로 이어진 승부에서 맨유가 5-3으로 승리했다.
후반 25분 매과이어의 파울로 페널티킥이 선언됐을 때 양팀 선수들이 폭발했다. 난투극이 펼쳐졌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와 하베르츠가 몸싸움을 했고, 마누엘 우가르테는 하베르츠를 머리로 들이받았다.
하지만 이런 사건이 펼쳐졌을 때 앤디 매들리 주심은 즉각적인 처벌을 내리지 못했다. 하필 FA컵에서는 VAR(비디오판독)도 사용되지 못한다. 매들리 주심은 이날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을 포함해 9장의 옐로카드를 꺼내야 했다.
FA가 이 사건을 예사롭게 보지 않았다. 곧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에 따라 선수들에게는 벌금이 나올 수 있고, 심한 경우 구단에 승점 감점 징계도 나올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전 프로경기심판기구(PGMOL) 소속 키스 해킷은 영국 축구전문매체 풋볼 인사이더를 통해 선수들을 통제하지 못한 두 구단에 승점 감점 등의 제재가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해킷은 "선수가 상대 선수를 머리로 들이받는 장면이 나온 집단 난투극은 FA의 조사대상이 된다. 몇 년 전에도 나는 21명의 선수가 벌인 대규모 난투극을 목격했다. 관련자가 한 두명이 아니어서 누구도 당시 레드카드를 받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이후 FA에 자세한 보고서를 제출했고, 조사가 진행돼 두 팀 모두 승점 감점 징계를 받았다. 이번에도 맨유와 아스널이 선수들을 통제하지 못한 혐의로 처벌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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