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81.7%'.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개막한 이후인 9월 EPL 사무국에서 공개한 20개팀의 포백(Back4) 비율이다. 5개팀 중 4팀꼴로 네 명의 수비수를 두는 전술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리그로 꼽히는 EPL에선 2020~2021시즌 70%, 2021~2022시즌 71.4%, 2022~2023시즌 79.3%, 2023~2024시즌 78.3%로, 최근 들어 포백을 쓰는 팀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였다. 바꿔말하면 세 명의 수비수를 후방에 배치하는 스리백(Back3)이 점점 설자리가 줄어들었다. 축구 전술은 패션처럼 유행이 돌고 돈다고들 하는데, 최근엔 포백이 다시 대세 전술로 자리매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EPL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최근 공개한 2024년 K리그 기술보고서(테크니컬 리포트)에 따르면, '하나은행 K리그1 2024'에 참가한 12개팀 중 75%에 해당하는 9팀이 포백을 쓰고, 3팀이 스리백을 활용했다. 81.7%인 EPL과 흡사하다. 울산(4-2-3-1) 강원(4-2-3-1) 김천(4-3-3) 서울(4-4-2) 포항(4-2-3-1) 수원FC(4-1-4-1) 제주(4-4-2) 광주(4-4-2) 전북(4-2-3-1)이 포백, 대전(3-5-2) 대구(3-4-3) 인천(3-4-3)이 스리백을 썼다고 분석했다. 2023시즌 포백과 스리백을 쓰는 팀의 비율이 6대6 동률을 이룬 것과 비교하면, 스리백을 쓰는 팀의 비율이 절반으로 줄었다. 지도자로 구성된 K리그 TSG 위원들은 기술보고서를 통해 "2024시즌엔 스리백을 포기하는 추세가 늘었다. 포백이 확실히 대세였다"고 결론지었다.
구체적으론 "전방에 무게 중심을 둔 포백은 후방에 무게 중심을 둔 스리백과 다르게 득점 기회 창출이 용이하다"며 "2024시즌은 다수의 K리그1 클럽이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채택한 시즌이었다. 이런 선택들이 하나둘씩 모여 리그 전반의 득점을 끌어올렸다. 상대를 하프라인 이상에서 강하게 압박해 볼을 탈취하고 속공을 가하는 시퀀스의 증가 또한 리그 득점 증가와도 연결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4시즌 총 득점은 596골로, 593골을 넣은 2019년 이후 5년만에 가장 많았다.
포백 전술과 스리백 전술은 성적과도 어느 정도 연관성을 발견할 수 있다. 포백을 쓰는 팀이 상위 스플릿을 지배했다. 실제 순위 1~6위와 득점 1~6위 순위가 정확히 일치했다. 반면 스리백을 쓰는 팀은 모두 하위 스플릿에 머물렀다. EPL에서도 최근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리버풀, 노팅엄, 아스널, 첼시, 뉴캐슬, 맨시티, 본머스 등 상위권에 포진한 팀들이 모두 포백을 활용하고 있다. 물론, 포백과 스리백이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포백으로 경기를 시작해 경기 도중 스리백으로 바꾸는 팀, 수비시엔 파이브백을 구성하고 공격시에 포백으로 바꾸는 팀도 있었다. 기술보고서는 "2024년 K리그에선 스리백과 포백이 끊임없이 교차하는 형국이었다. 팀들은 두 전술을 팀의 정체성과 경기 맥락에 맞춰 입맛에 맞게 재해석했다"고 결론지었다. 분명한 건 오는 2월 15일 개막하는 2025시즌에도 포백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감독이 바뀐 팀은 강원 전북 두 팀뿐인데, 정경호 강원 감독과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은 포백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승격팀 안양은 지난 시즌 포백을 기반으로 1부 승격을 이뤘는데, 유병훈 안양 감독은 포백과 스리백을 혼용할 계획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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