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얼마 받고 예비 FA 시즌 맞이할까.
2년 전인 2023년 이맘 때 KT 위즈는 연봉 협상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스타 플레이어 강백호 때문이었다. 강백호는 2022 시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62경기 타율 2할4푼5리, 6홈런, 29타점에 그쳤다. 연봉 대폭 삭감이 불가피한 상황. 하지만 강백호는 끝까지 버텼고, 스프링캠프 출국도 제 때 하지 못하자 비난이 쏟아졌다. 어쩔 수 없이 5억5000만원에서 2억6000만원이 깎인 2억9000만원에 도장을 찍고 뒤늦게 홀로 미국행 비행기에 탔다.
지난해에는 KT의 깜짝 결단이 있었다. 강백호는 2023 시즌에도 부진했다. 71경기 타율 2할6푼5리, 8홈런, 39타점. 2억9000만원에서 또 다시 절반이 깎여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KT는 동결을 제안했다.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당시 KT 나도현 단장은 "선수 동기부여 측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이유를 밝혔었다. 당연히 협상 진통은 없었다.
KT의 배려 덕분이었을까. 강백호는 2024 시즌 화려하게 부활했다. 144경기 전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2할8푼9리 26홈런 96타점. 압도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생소하고 어려운 포수 포지션까지 소화하면서 인상 요인이 확실해졌다.
그리고 다시 차려진 협상 테이블. 여러 복잡한 셈법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강백호는 좋은 성적을 냈으니 당연히 많은 인상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자존심을 찾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구단의 '특급 배려'를 잊지 않고 있으니, 무작정 최대치를 얘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구단도 머리를 잘 써야 한다. 강백호는 올시즌을 마치면 FA다. 물론 프랜차이즈 스타 선수니 만큼 품고 간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하지만 FA 시장은 또 모른다. 강백호의 마음을 흔들 베팅을 할 타 구단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통상 원 소속구단은 이적에 대비해 예비 FA 선수들에게 후한 연봉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 연봉이 높아야 FA A등급을 만들어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고, 이적 시 더 많은 보상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는 비FA, 비다년계약 선수들의 연봉이 높지 않은 팀이다. 이 때문에 강백호가 어느 정도 인상된 연봉만 받아도 내년 FA 시장에서 사실상 A등급이 확정적이다. FA A등급은 최근 3년 구단 연봉 순위 3위 이내, 최근 3년 리그 전체 연봉 순위 30위 이내 선수가 해당된다.
그러니 구단은 고과 이상으로 많은 연봉을 책정할 필요는 없어졌다. 하지만 선수는 어차피 A등급이라면 올해 연봉을 최대한 받아내겠다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 FA B등급이 되기 위해 일부러 몸값을 깎는 드문 사례도 있었지만 그렇게 할 경우 선수가 팀을 떠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것일 수 있으니 강백호가 선택하기 쉬운 카드는 아니다.
강백호의 지난 시즌 연봉은 2억9000만원이었다. 한 시즌 다시 잘했다고 상상 이상의 폭등가가 나올 수는 없다. 팀 연봉 체계가 깨지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동결에서 다른 선수들은 입이 나왔을 수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기여도와 예비FA 프리미엄까지 생각하면 4억원에서 5억원 사이 연봉이 책정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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