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한 명은 5억원 대박, 한 명은 1억원 동결. 문동주는 김도영을 보며 칼을 갈까.
'문김 대전'이란 신조어를 만든 광주 출신 두 특급 유망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 한화 이글스 문동주 얘기다. 이대로 차이가 더 벌어질까, 아니면 문동주가 반전의 시즌을 만들까.
문동주는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화의 1차 스프링캠프인 호주 멜버른으로 떠났다.
캠프 출발 하루 전 한화는 2025 시즌 연봉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문동주는 1억원 동결이었다. FA, 외국인, 군 보류 선수를 제외한 연봉 상위 20명 중 동결은 문동주가 유일했다.
2023 시즌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를 찍으며 신인왕을 차지했을 때의 성적은 아니었다. 7승7패 평균자책점 5.17. 그래도 7승을 거둔 투수이기에 소폭이라도 상승이 될 것으로 전망 됐는데, 동결이라는 결과를 접해야 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충격을 받았을 상황.
공교롭게도 한화의 연봉 결과가 발표된 시점, 동기이자 라이벌 김도영의 연봉을 KIA가 단독으로 먼저 공개했다. 무려 4억원이 오른 5억원. 엄청난 관심이 쏠린 MVP 김도영의 연봉 협상이었기에 파격 인상도, FA급 단독 발표도 납득이 가는 상황이었다. KIA는 이례적으로 FA 계약이 아닌데도 김도영의 계약 기념 사진까지 공개했다.
2003년생 친구 사이 두 선수. 문동주는 광주 진흥고, 김도영은 광주 동성고에서 야구를 하며 라이벌로 성장했다. 고향팀 KIA가 1차지명으로 어떤 선수를 지명할 지가 관심사였는데, KIA는 150km 파이어볼러 문동주 대신 '제2의 이종범' 김도영을 지명하는 파격을 택했다.
야수는 키울 수 있지만, 투수가 가진 선천적 재능은 만들 수 없다는 것이 중론. 이 때문에 통상 신인을 선택할 때는 투수쪽으로 기울기 마련이지만 KIA의 선택은 김도영이었다. 고향팀에서 외면받은 문동주 입장에서는 살짝 자존심이 상할 수 있었던 장면.
하지만 한화는 문동주에게 5억원의 계약금(김도영 4억원)을 안기며 자존심을 세워줬다.
2년 차는 문동주의 우위였다. 김도영이 부상 등으로 살짝 고전하는 사이, 문동주는 2023 시즌 신인왕에 오르는 '무력 시위'를 하며 앞서갔다. 신인왕 뿐 아니라 김도영은 뽑히지 못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돼 금메달 획득의 주역이 됐다. 병역 혜택을 받은 것은 물론, 새로운 국가대표 에이스라는 타이틀까지 달았다.
KIA가 울고, 한화가 웃는 상황이 만들어진 셈.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2024 시즌을 앞두고 "문동주는 무조건 13승 이상을 할 것이다. 류현진보다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다. 완전히 올라섰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4년 대반전이 일어났다. 야구에 완전히 눈을 뜬 김도영이 역사에 남을 슈퍼급 활약으로 야구판을 뒤흔들었다. 김도영이 잘할 때마다 라이벌 문동주의 활약에 대한 비교 평가가 자연스레 이어졌다.
문동주는 지난해 잔부상 등으로 기대 만큼 성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초반 제구 불안으로 흔들렸고, 부상 이슈 속에 다소 힘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시즌 막판 한화의 5강행 운명이 걸린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어깨 이상으로 이탈한 것이 치명타였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두 선수는 나란히 연봉 1억원으로 시작을 했다. 그런데 한 명은 5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연봉을 받는 특급 선수가 됐고, 또 다른 한 명은 몸값을 끌어 올리는데 실패했다. 캠프 출발 전 김도영의 계약 사진을 보며 문동주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문동주는 승부욕 넘치는 선수다. 실망 대신, 올해 멋진 활약으로 다시 라이벌 경쟁에 불을 붙여보겠다는 의지를 활활 불태웠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두 선수 간 선의의 경쟁은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일지 모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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