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타운(호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민호형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난 당연히 받아야 하는 거라 착각했다."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양의지는 바쁘다. 훈련 소화하기도 힘든데, 새 주장으로 발탁돼 선수단 이모저모를 살피며 챙겨야 한다. 더군다나 두산은 '세대교체'를 선언하고 이번 캠프에 왔다. 어린 선수들이 많다. 양의지는 "나이 많은 선수들이 더 조심하는 분위기다. 스프링 캠프에 처음 온 후배 선수들도 있다. 베테랑 선수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나도 개인적으로 몸 만드는 시간보다 선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아진 것 같다. 후배들이 내가 어려워서 그런지 잘 다가오는 것 같지는 않은데, 운동으로 힘들 때 분위기를 좋게 만드려고 애쓰고 있다"며 웃었다.
두산은 이승엽 감독 부임 후 두 시즌 연속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제 이 감독 계약 마지막 해다. 중요한 시즌이다. 양의지 개인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주장도 됐고, 잃어버린 영광의 시절도 되찾아야 한다.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은 지난 십수년 간 양의지와 강민호(삼성)가 양분했다. 2011년이 시작점이었다. 강민호가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2011~2013년 세 시즌 연속 황금 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이 아성을 무너뜨린 게 양의지였다. 막강한 공격력과 안정적인 투수 리드를 앞세워 두산 안방 마님을 꿰차더니, 강민호에 이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골든글러브 주인이 됐다.
2011년 이후 지난해 무려 14년 간 다른 포수는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 기간 동안 양의지가 포수로 8번을 받았고, 강민호는 6번 수상했다. 지난해 승자는 강민호였다.
그런데 지난해 양의지는 시상식에 참석하기도 민망한 상황이었다. 후보로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의지는 부상으로 인해 지난해 포수 출전 이닝 기준(720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그 중요한 가을야구에도 쇄골 부상으로 인해 뛰지 못했었다. 여러모로 아픔이었다.
라이벌 강민호의 수상을 지켜본 양의지는 2025 시즌은 포수로 최대한 많이 뛰겠다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양의지는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보니 어색하더라. 사실 내가 당연히 받아야 되는 상이라고 착각을 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열심히 해야 한다. 쉬운 게 절대 아니다. 선수 생활 황혼기에 내가 웃으면서 그만 두려면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민호형이 나보다 두살 형이다. 형도 저렇게 열심히 하고, 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나도 책임감을 갖고 마음가짐을 강하게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양의지는 지난해 자신을 지긋지긋하게 괴롭힌 부상에 대해 "쇄골이 안 좋아 치료도 받고, 보강 운동도 많이 했다. 회복은 됐는데, 무리하면 조금씩 통증이 생긴다. 몸 만드는 단계에서 다시 아프면 안되니 조심하고 집중하며 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포수 수비 이닝에 대해 양의지는 "조인성 배터리 코치님과 얘기를 했는데, 일단 전 경기 다 나간다는 생각을 하라고 하셨다. 힘든 모습이 보이면 언제든 바꿔주겠다고도 하셨다. 그래서 나도 포수로 다 나간다는 마음을 먹고 있다. 꼭 포수 포지션이 아니더라도 전 경기에 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블랙타운(호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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