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기생충'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봉준호 감독이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SF 신작 '미키 17'로 돌아왔다.
영화 '미키 17'이 지난 17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 첫 공개됐다. '미키17'은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이자,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로버트 패틴슨을 비롯해 스티븐 연, 나오미 애키, 마크 러팔로, 토니 콜렛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총출동해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미키 17'은 봉준호표 세계관을 한층 더 깊이 파내려간 영화다.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설국열차'에서 계급 사회를 풍자했던 그가 '미키 17'을 통해 인간의 정체성과 가치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미키는 소모품이 되기 전 지구에서 친구 티모와 함께 마카롱 사업을 하다가 거액의 빚을 지게 된다. 이후 얼음으로 뒤덮인 니플하임 행성에 가는 원정대로 합류한 그는 소모품이라는 특수한 역할을 맡게 된다. 소모품은 인류가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가장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는 존재로, 죽으면 새로운 복제인간으로 만들어져 기존의 기억을 그대로 이어받는다. 그러나 미키는 죽음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인간으로서의 자유와 존엄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을 하나의 부품으로 치부하는 억압적 시스템에 맞서 생존을 고민과 선택을 거듭한다.
주인공인 로버트 패틴슨은 극 중 미키 17과 미키 18 역을 맡아 1인 2역 연기에 도전했다. 겉모습은 같지만,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진 두 존재이기에 그의 연기가 영화의 몰입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앞서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스타덤에 오른 로버트 패틴슨은 영화 '더 배트맨', '테넷', '브레이킹 던' 등에 출연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해 왔다. 그런 그가 '미키 17'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특히 반복되는 죽음과 부활의 과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며 보는 이들도 덩달아 긴장하게 만든다.
조연 배우들도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을 탄탄하게 받쳐준다. 미키의 연인이자 얼음행성의 요원 나샤를 연기한 나오미 애키는 미키가 몇 번이나 새롭게 출력되더라도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준다. 미키에게는 한없이 따뜻하고 다정하지만, 요원으로서는 강단 있는 모습으로 정반대의 매력을 보여준다. 스티븐 연은 미키와 함께 얼음행성으로 이주한 친구 티모 역을 맡아 색다른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과거에는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는 친구였지만, 죽음을 앞둔 미키에게 얄미운 질문도 서슴없이 던져 어디로 튈지 모른다. 마크 러팔로와 토니 콜렛은 각각 케네스 마셜, 일파 마셜로 분해 얼음행성 개척단의 독재자 부부로서 활약을 펼친다. 두 사람은 권력을 독차지하기 위한 인간의 뒤틀린 욕망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편 봉준호 감독은 지난달 열린 푸티지 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미키 17'은 발냄새나는 SF영화"라고 전해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바 있다. 그간 전작들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면서도 장르적인 재미를 놓지 않았던 것처럼, '미키 17'에서도 철학적인 질문과 블랙 코미디 요소를 결합시켜 의미를 더했다. 과연 이 영화가 '기생충'에 이어 또 한 번 전 세계 관객들을 놀라게 만들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미키 17'은 오는 28일 국내 개봉한다. 북미 개봉일은 3월 7일이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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