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슝=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그냥 다른 사람이 됐어요."
3년만에 키움 히어로즈에 돌아온 쿠바 출신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 메이저리그 시절 워낙 초특급 유망주에 스타 선수였던만큼, 3년전 처음 한국에 왔을때는 우려도 많았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별명이 '야생마'였다. 좋은 표현으로 힘과 에너지가 넘치는 선수라는 뜻이기도 했지만, 반대로 '악동'이라는 꼬리표도 늘 따라다녔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훈련에 자주 지각하고, 자기 멋대로 하는 모습들이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알려지면서 '악동' 이미지가 굳어졌다.
처음 한국에 왔을때도 그런 우려가 많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악동이었는데, 한국에서는 더 멋대로 하지 않겠나라는 우려였다. 처음에는 낯선 분위기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모습도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갈 수록 푸이그는 키움에 녹아들었다. 선수들과도 조금씩 가까워졌고, 코칭스태프에게도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열었다. 당시 키움의 타격코치였던 강병식 코치는 푸이그가 시즌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날, 직접 공항에 배웅을 나갈 정도로 서로 정이 들었다.
그해 키움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는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키고도 준우승으로 끝난 날. 홍원기 감독은 "그날 누구보다 많이 울었던 선수가 푸이그였다. 직원들보다 더 오래 마지막까지 울었다"고 그때를 떠올리며 웃었다. 또 "3년전에도 '악동'이라고 많이들 하셨지만, 사실 그런 선수는 아니었다. 정이 많은 선수"라고 감쌌다.
우여곡절끝에 중남미 리그를 뛰다가 다시 3년만에 키움에 복귀한 푸이그. 3년전 처음 만났을 때와는 또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키움의 어린 선수들과 함께 어울리고, 밥을 먹고, 휴식일을 함께 보내면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에 푸이그와 함께 뛰었던 이정후를 비롯한 베테랑들 상당수가 팀을 떠난 상황. 홍원기 감독의 부탁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홍 감독은 푸이그를 다시 만난 첫날 "3년전에 같이 뛰었던 선수들 이제 대부분 없다. 네가 형 역할을 해줘야 한다. 어린 선수들을 많이 이끌어주라"고 부탁했고, 푸이그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캠프에서부터 선수들을 살뜰하게 챙기고 있다. 구단 관계자들도 "푸이그가 철이 들었나"라며 농담을 할 정도다. 홍원기 감독은 "라스베이거스 공항에서 (환승할때)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선수단 짐을 직원들보다 푸이그가 먼저 가서 혼자 다 옮기고 있더라"며 껄껄 웃었다.
푸이그에게 키움은 고마운 팀이기도 하다. 2022시즌 키움과의 계약이 끝난 후, 개인 사유로 재계약이 불발됐지만 다시 손을 내밀어준 팀 역시 키움이었다. 어쩌면 자신의 프로 인생 후반기가 키움에서의 성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직감도 마음가짐을 다르게 만든 요인일 것이다.
가오슝(대만)=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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